마이크로소프트(MS) 제국의 황제이자 400억 달러(50조원)의 재산으로 역사상 최고의 부호로 꼽히는 빌 게이츠(54)가 부모님이 가르쳐준 최고의 조언으로 '격려'를 꼽았다.
게이츠는 21일 '아버지의 날'을 맞아 자신의 아버지 빌 게이츠 시니어와 함께 가진 미국 경제지 <포춘> 과의 인터뷰에서 "어릴 때 부모님은 수영이나 축구, 미식축구 등 내가 잘하지 못하는 운동을 할 수 하도록 격려해주었다"고 말했다. 포춘>
그는 "그때 왜 부모님이 이런 걸 하라고 했는지도 몰랐고, 의미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부모님의 격려는 내가 편안한 것에 안주하기보다는 리더십을 기를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내가 뭐든 잘 할 수 없다는 걸 알게 해줬다"고 회상했다.
게이츠 전 회장은 지난해 6월 경영에서 물러난 뒤 275억 달러(35조원) 규모의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자선사업가로 변신했으며, 아버지인 게이츠 시니어도 1998년 변호사를 은퇴한 뒤 게이츠 재단 공동회장을 맡으며 아들과 함께 자선사업에 전념하고 있다.
게이츠는 또 부모님과 나눈 대화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족들이 함께 모여 대화를 나누고 여행을 가고 저녁식사를 같이하는 것은 (자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며 "부모님이 늘 자신들의 생각을 나와 함께 공유해 줬기 때문에 어른들과 대화할 때 편안하게 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이들 부자가 늘 사이가 좋았던 것은 아니다. 게이츠는 "나는 키우기 쉬운 아이는 아니었다"며 "늘 에너지가 넘쳤고, 하고 싶은 일에는 고집을 부렸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게이츠는 "고교시절 취직 제안을 받았을 때 아버지가 오히려 교장선생님과 만난 뒤 '이 일을 해볼 만한 것 같다'고 말해 놀랐다"며 "부모님이 항상 내 곁에 있다는 생각에 부모님께 대드는 마음가짐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MS를 창립할때 부모님과 함께 회사의 약점과 그것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며 "부모님들은 사업에 의구심이 있어도 나를 격려했다"고 말했다.
아버지인 게이츠 시니어는 자식을 잘 키우는 비법으로 "절대 자식을 낮게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점만 명심하면 자녀와의 관계를 좋게 시작할 수 있다"며 "나는 내 아들의 열렬한 팬이며, 아들은 훌륭한 시민이며 뛰어난 사업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아버지 다음 가는 '멘토'(정신적 스승)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을 꼽았다. 게이츠는 버핏의 장기투자 능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많은 조언을 받고 있는데 가장 흥미로운 것은 복잡한 것을 단순화하는 능력"이라며 "기본에 충실하면서 중요한 일에만 집중하는 능력은 천재 수준"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애플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에 대해서도 "광적으로 열정적인 사람"이라며 "디자인을 강조하면서 애플은 확실히 엄청난 고부가가치를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고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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