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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언노운 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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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언노운 우먼'

입력
2009.06.23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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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를 다투는 치밀한 범죄나 막대한 조직은 없다. 대신 한 여성의 집착과 과거가 있다. 관객의 마음을 옥죄게 하는 데에는 한 인간의 집념에 집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언노운 우먼'은 단적으로 보여준다.

러닝타임 118분 동안 긴장은 고조되고 미스터리는 깊어진다. 보는 이들은 전모가 드러나는 마지막 10분에서야 불안감을 내려놓는다. 영악하게 상업적인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다.

'언노운 우먼'은 '시네마 천국'으로 오스카상을 거머쥔 이탈리아의 영화감독 주세페 토르나토레가 연출을 맡고, 1960년대 '황야의 무법자' 이후 500여편의 영화음악을 통해 전설이 된 엔니오 모리코네가 음악을 담당했다. '시네마 천국'에서 아름다운 영화인생을 보여주었던 두 사람은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스릴러로 만났다.

이 영화에서 토르나토레 감독이 보여준 장기는 사실은 같은 인물이지만 전혀 다른 인생을 살고 있는 이레나의 두 삶을 연결시키는 편집이다. 어떻게든 보석상 아다처의 집에 들어가기 위해 가정부를 계단에서 밀어버리는 것조차 서슴지 않는 현재의 이레나는 순간 순간, 몸을 팔다가 포주로부터 쫓기게 된 과거의 인생을 떠올린다.

가령 슈퍼마켓 직원에 의한 몸수색은 포주에 의한 희롱 장면으로, 가정부 취직을 위한 인터뷰는 매춘 고객이 여자를 고르는 장면으로 겹쳐진다.

그녀의 과거를 설명하지 않고 연상시키는 편집은 궁금증과 긴장감을 사로잡는 데에는 성공적이다. 매춘과 폭력 등 연상 장면들이 선정적인 관음 욕구까지 충족시켜준다는 점에선 아주 약삭빠르게 상업적인 영화이기도 하다.

갈색머리와 금발머리로 두 인생을 사는 이레나 역의 크세니아 라포포트는 전혀 다른 두 사람으로 여겨질 만한 연기를 선보인다. 무서운 일을 저지르는 이레나의 비밀은 결국 아다처 집안의 딸과 관련되지만 또 한 번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7월 2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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