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사르코지(54) 프랑스 대통령이 세계 정상급 슈퍼모델이자 인기 가수인 카를라 브루니(41) 여사와 엘리제궁에서 살면서 쓴 생활비가 과거와 비교해 50%나 급증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여론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21일 영국 일간 인디펜덴트 인터넷판은 야당 사회당의 르느 도지에르 의원이 직접 조사해 작성한 자료를 인용해 2008년 사르코지 대통령의 공비 지출액이 전년 대비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도지에르 의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엘리제궁의 식비, 포도주 구입비, 연회비, 통신료, 광열비 등 일상 생활비는 브루니 여사가 안방주인으로 들어온 이래 50% 가량 급증, 1주일 평균 50만 유로(약 8억8,000만원)로 치솟았다.
또한 사르코지 대통령이 브루니 여사를 동반하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여행경비도 2007년에 비해 26.3% 크게 늘어나 1주일 평균 30만 유로(약 5억3,000만원)에 이르렀다.
도지에르 의원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대선 국민에 공약한 사항을 실천으로 옮기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선거유세 당시 엘리제궁에서 이뤄지는 비밀 운영방식을 타파, 투명하게 만들어 국민의 세금을 줄이겠다고 약속했지만 어겼다는 것. 또한 사르코지 대통령은 월급을 1만9,000유로(약 3,350만원)로 140%나 대폭 인상하는 대신 공비로 생활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도지에르 의원은 지난해 엘리제궁의 지출이 정부 지출 전체 신장률과 비교해 무려 7배나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출 제한 조치가 공무원들이 매일 고된 업무에 시달리는 모든 부처에 일률적으로 적용되고 있지만 엘리제궁은 예외였다"고 질타했다. 그는 엘리제궁에서 열리는 가든파티 비용 경우 13.4%가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엘리제궁 측은 사르코지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한 정치적 모략에서 나온 터무니 없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지금까지 사르코지 대통령을 제외한 역대 대통령 누구도 엘리제궁의 예산을 공개한 적이 없으며 2008년 처음으로 1억1,000만 유로(약 1,940억원)의 대통령 예산이 책정됐지만 실제 지출액은 1억1,300만 유로로 상하원을 통과한 예산을 약간 상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 언론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당선 전부터 체면을 중시하는 기분파로 널리 알려져 있고 엘리제궁에 입성한 뒤 고급시가를 즐겨 피우고 방문한 정치인들에게 자신의 롤렉스 시계를 자랑하는 등 대통령이 혈세를 낭비한다는 억측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야당 측을 거들고 있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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