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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국세청 인사 회오리/ MB, 千내정자 직접 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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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국세청 인사 회오리/ MB, 千내정자 직접 발탁

입력
2009.06.23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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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이 예상을 깨고 차기 검찰총장으로 내정된 과정을 두고 여러 뒷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천 내정자는 애초 하마평에도 이름이 오르내리지 않았고, 21일 발표직전까지 권재진 서울고검장이 유력하다는 예상이 압도적이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권 고검장이 이미 내정됐고 발표만 앞두고 있는 줄 알았다"며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발표여서 당황했다"고 말했다. 권 고검장은 22일 사의를 밝히고 "결과 발표가 의외였지만 금방 마음을 수습했다"고 충격이 상당했음을 내비쳤다.

검찰 내부의 이러한 반응과 달리 이명박 대통령은 처음부터 천 내정자를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비서진들이 처음에 천 내정자가 빠진 후보군을 보고하자, 이 대통령이 직접 지시해 천 내정자에 대한 검증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이 천 내정자를 선택한 이유는 검찰을 방패로 '공안 안전판'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촛불집회 정국을 겪으면서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낀 것이 이번 선택에 큰 작용을 했다는 것이다. 천 내정자는 대부분의 검찰 경력을 공안분야에서 쌓았으며, 서울중앙지검장에 취임해서는 '용산 참사' 관련 철거민들을 사법처리하고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를 구속기소하고, 최근에는 MBC PD수첩 제작진을 기소했다. 공안사건 처리에서 강경 드라이브로 비판을 많이 받았지만, 청와대와는 궁합이 잘 맞은 셈이다.

이와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검찰 책임론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참에 기수가 한참 아래인 천 내정자를 발탁해 지난 정권에서 승진한 검찰 간부들을 대거 정리하는 효과를 노렸다고 볼 수 있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승진한 검찰 간부들에 대해 청와대는 상당한 불신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실제 임채진 전 검찰총장 시절 사건처리를 두고 갈등을 겪기도 했다.

이번 검찰총장 인사의 충격파는 상당하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조직 쇄신이라는 명분으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 정권에서 임명된 간부들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가 관행처럼 굳어지고 있다"며 "국가적 인재관리 차원에서나 검찰 조직의 안정을 위해서나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이번 인사가 검찰 조직 전체의 동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천 내정자의 동기 또는 선배인 사시 20~22회 간부들이 갑자기 사퇴로 내몰리게 됐지만, 집단 반발로까지 이어질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큰 반발이나 동요는 없더라도 검찰이 조직 안정을 되찾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천 내정자가 취임하면 간부진의 줄사퇴와 대대적인 후임 인사, 중수부 폐지 논의 등 조직개편 방안이 잇따를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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