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얀마의 무기 커넥션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 해군이 추적중인 북한 선박 강남호가 미얀마를 목적지로 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동안 소문으로만 무성하던 양국의 유착설이 사실로 확인될 지가 관심이다.
17일 북한 남포항을 떠난 강남호는 당초 항로대로라면 싱가포르항을 경유해 미얀마를 향해 항해중인 것으로 미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현재 중국 연안을 따라 남하중인 강남호는 싱가포르 당국의 선박 검색을 우려해 싱가포르항 기항을 포기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미 해군 구축함 존 매케인호가 강남호를 근접 추적하는 가운데 미 당국은 유엔 결의 1874호에 따라 강남호가 연료 재급유 등을 위해 인근 항만에 정박할 경우 해당 국가에 선박 검색을 강력히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미 당국은 확인을 거부하고 있지만, 강남호는 미사일과 관련된 부품을 싣고 있는 것으로 대북 소식통들은 보고 있다.
추정대로 강남호의 최종 목적지가 미얀마로 확인된다면 양국의 군사협력 관계는 국제사회의 현안으로 등장할 것이 분명하다. 미얀마를 수십년째 철권통치하고 있는 군사정부는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부터 무기금수 제재를 받고 있는 상태다.
군사정부는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를 최근 다시 구속하면서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다.
북한의 미얀마 무기수출은 북한에게는 유엔 결의 위반이기도 하지만, 미얀마 역시 무기금수 제재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위이다. 이번 사건이 북한 한 나라에만 국한되지 않는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얘기다. 미얀마가 유엔 결의에 따라 북한 선박을 검색할 것으로 여겨지지 않기 때문이다.
미얀마는 북한의 무기를 수입하고 있을 뿐 아니라 북한이 마약 위조품 등 불법무역을 하는데 해상 거점을 제공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11일(현지시간) 북한의 도발에 대한 미 상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미얀마에 있는 북한 항공기와 선박에 실린 화물의 실체를 놓고 의원의 질의가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무기 금수 제재를 받고 있는 두 국가의 무기 거래는 이들 국가를 응징하는 국제사회의 의지를 가늠하는 커다란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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