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날아가 적 잠수함을 타격하는 대잠로켓(ASROC)이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대잠로켓 개발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다.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ADD)는 22일 대잠유도무기 '홍상어'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일명 '날아가는 어뢰'로 불리는 이 무기는 경(輕)어뢰를 유도탄에 탑재해 함정의 수직발사대를 이용해 적 잠수함이 발견된 해역으로 발사하는 방식이다. 물 속에서 접근하는 기존 어뢰는 물의 저항 때문에 소리보다 속도가 늦을 수밖에 없어 노출이 쉬운 한계가 있다.
반면 홍상어는 유도탄의 힘을 빌려 잠수함 근처까지 날아간 뒤 물 속으로 투하돼 적이 피할 틈을 주지 않는다. 입수할 때 수면에 부딪히는 힘으로 탄두가 폭발할 위험을 막기 위해 입수 직전 낙하산을 펼쳐 충격을 줄이게 된다. 물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로켓 엔진과 낙하산은 분리돼 떨어져 나가고, 스크루가 작동해 잠수함을 향해 돌진한다.
홍상어는 정확도와 사거리에서 최고 수준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산 대잠로켓인 VLA의 공중사거리는 17km정도지만 홍상어는 이를 능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내열 복합재를 사용해 유도탄 발사시 발생하는 엄청난 화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등 내구성도 대폭 향상시켰다. 특히 함정이 최대치로 요동치더라도 전방위 발사가 가능토록 설계됐다.
착수한 지 9년 만에 개발에 성공한 홍상어는 길이 5.7m, 직경 0.38m, 무게 820㎏에 달하며 1기의 가격은 약 20억원으로 총 1,000억원의 개발비가 들었다.
홍상어는 실전배치 중인 한국형 구축함(KDX-Ⅱ), 이지스 구축함(KDX-Ⅲ)에 탑재할 수 있다. 군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함정에 실전배치할 계획이다. 배연숙 ADD 홍상어체계개발단장은 "홍상어 개발 성공으로 세계적 수준의 해군 대잠작전능력 확보 기반이 마련됐다"며 "함정 표준 수직발사체계도 함께 개발됨으로써 향후 다양한 유도무기의 함정탑재 및 운용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