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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줄타기 본향의 본때를 보여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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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줄타기 본향의 본때를 보여 주겠다"

입력
2009.06.23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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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줄타기의 본향인 과천의 명성을 되살리겠다."

경기 과천시가 줄타기 공연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안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직 규모면에서 안성에 한참 뒤지지만 상설 공연장을 만들어 공연횟수를 대폭 늘리고 전수자도 양성해 옛 아성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과천 줄타기 부활의 기치를 내건 주인공은 줄타기보존회의 김대균(42) 예능보유자. 김씨는 과천 출신으로 일제시대 줄타기 명인으로 평가 받던 고(故) 김영철(1920∼1988)씨로부터 사사 받아 1976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8호로 지정됐다.

과천 출신으로는 김관보 명인과 김영철 명인의 스승으로 전설적인 재인으로 평가 받는 임상문 그리고 김봉업, 이정업 등 내로라 하는 줄타기 명인이 있다.

김씨는 "과천 갈현동은 광대 줄타기의 본향으로 수많은 명인들이 이곳을 근거로 학습하고 제자를 길러냈다"면서 "지난해 줄타기보존회가 근거지를 이곳으로 옮긴 만큼 지난날의 명성을 되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 달 초 과천공설운동장과 수방사에서 공연해 호평을 받았으며 충남 경북 인천 등 전국을 돌며 줄타기의 본향 과천을 알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 대표 공연의 하나로 자리잡은 안성 바우덕이풍물단은 그 동안의 노하우와 실적을 내세우며 괘념치 않는 표정이지만 긴장의 끈을 늦추지는 않고 있다. 과천이 서울의 턱밑에 있어 자칫 상설공연이 자리잡을 경우 급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동가극단 등 100여년이 넘게 계보가 이어지고 있다는 정통성도 이들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풍물단의 한 관계자는 "과천 줄타기는 줄광대가 혼자 판을 이끌어나가다시피 하는 반면 남사당 줄타기는 줄타기를 포함해 총 6마당으로 구성, 내용이 풍부하다는 차이가 있다"면서 "3명의 어름사니(줄꾼)에다 수년째 상설공연과 축제를 진행하고 있는 우리와 규모에서 차이가 있지만 무형문화재인 과천줄타기가 활성화되면 만만찮은 경쟁상대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통 문화계에서는 이들의 경쟁이 줄타기의 부활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일제시대 탄압으로 소실된 다양한 형식을 복원하고 줄타기나 재담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려면 경쟁을 통한 발전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줄타기는 관객을 상대로 한 공연인데다,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일단 활성화만 되면 전수자들이 다수 몰릴 것으로 이들은 기대하고 있다.

안성바우덕이풍물단의 박인배 예술감독은 "과천 광대줄타기가 활성화하는 것은 우리에게도 반가운 일"이라면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발전한 줄타기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한다면 제2의 줄타기 전성기가 도래할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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