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대상그룹의 '내 고장 사랑운동' 협약식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행사에 참석한 대상그룹 사장단은 이 운동이 말이나 형식에만 그치지 않고 보다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지역살리기 운동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성칠 대상 사장은 "우선은 실천 대상 지역으로 공장이 위치한 경기 기흥시 오산시 의왕시, 전북 군산시 순창군, 충남 천안시 등을 선정해 지원하고 봉사활동도 펼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현재 사용 중인 법인카드를 점진적으로 '내고장 사랑카드'로 변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실 대상그룹에게 내 고장 사랑운동은 그다지 낯선 캠페인이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이름은 다르지만 유사한 활동을 펼쳐 왔기 때문이다. 대상그룹은 지난달 출시된 청정원 '순창 우리쌀로 만든 고추장'의 원료인 쌀을 순창군 동계농협에서 전량 수매하겠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순창군에서 재배되는 고추도 전량 사들이기로 했다.
계열사인 대상FNF도 전남 신안군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종가집 김치' 등 대표제품에 이 지역 마늘을 사용키로 했다. 나드리화장품도 현재 전남도 산하 지방자치단체와 화장품 기술개발 및 원료 구입을 협의 중이다.
내고장 사랑카드를 사용하는 고객을 위한 회사 차원에서의 다양한 혜택도 준비했다. 대상 FNF는 내 고장 사랑카드와 제휴, 온라인 쇼핑몰 종가푸드샵(www.chonggafood.com)과 웰라이프쇼핑몰(www.welllife.co.kr/shopping)에서 제품을 결제하면 전 제품에 대해 15%를 할인해 주고 적립금도 최대 5% 지급할 계획이다.
이문희 대상FNF 사장은 "지자체에 물품을 지원하고 원재료를 구입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회공헌활동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나드리화장품도 더나드리샵(www.thenadreeshop.co.kr)에서 구매하는 온라인고객에게 10%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임재수 나드리화장품 사장은 "현재 전남 신안군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을 이용한 화장품을 개발하기 위해 전남개발공사와 함께 상품 개발 및 연구를 진행 중인데 이번 협약을 통해 보다 실질적으로 신안군 주민들을 도울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됐다"며 기뻐했다.
■ 박성칠 사장 "사회공헌활동-지역경제 활성화 연결고리"
"개인의 작은 도움이 내 고장 경제를 살리는 힘이 될 수 있다는 데 공감, 직원들에게 적극 참여를 권유하겠습니다."
박성칠 대상 사장은 "이 운동을 통해 사회공헌활동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보다 체계적으로 연결시키는 고리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박 사장은 미국 오리건대 경영학 박사를 거쳐, 미국 일리노이대 조교수를 지냈고, 삼성SDI 경영혁신본부장, 삼성전자 경영혁신단 SCM그룹 담당 전무를 역임했다. 대상으로는 지난해 12월 자리를 옮겼으며, 3월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박 사장은 "지금까지 기업 차원에서 많은 사회공헌활동을 해 왔지만 대다수가 주먹구구식이어서 그것이 회사의 정체성이나 브랜드 이미지에 별 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며 "행사의 취지를 듣고서 이 운동이야말로 이런 문제점을 단번에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우선 본인이 가지고 있는 법인카드를 '내 고장 사랑카드'로 교체하고, 사용액의 0.2%가 적립되는 내 고장 사랑기금 수혜지역을 전북 순창군으로 지정키로 했다.
박 사장은 "대상의 주력상품 중 하나가 순창고추장인 만큼 카드 사용으로 지역주민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간다면 좋은 일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는 또 임ㆍ직원들의 법인카드도 점진적으로 모두 '내 고장 사랑카드'로 바꿔나가는 한편, 대상 지역도 공장이 위치한 각 지역을 골고루 안배하기로 했다.
박 사장은 "대상은 가격이 싼 음식을 만들기보다는 고객들이 안심하고 믿을 수 있는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며 "최근 소비자의 입맛이 까다로워지면서 식품회사도 보다 엄격한 품질관리에 힘써야 하는 만큼 원재료를 공급하는 지역주민들과의 유대관계를 더욱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내 고장 사랑운동을 단지 일방적인 도움만 주는 봉사활동 정도로 생각하면 안 된다"며 "지역주민의 생활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야말로 기업의 제품 품질를 끌어올리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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