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형 지음/후마니타스 발행ㆍ200쪽ㆍ1만2,000원
'고법 부장판사 석궁피습' '전 교수가 부장판사에 석궁테러'
2007년 1월 16일 한국 언론들은 재판 결과에 불만을 품고 석궁을 들고 재판 담당 부장판사를 찾아가 육탄전을 벌인 전직 대학교수 사건을 대서특필했다. 재임용 탈락에 불복해 낸 교수 지위확인 소송에서 패소, 현재 복역 중인 김명호 전 성균관대 수학과 교수. 그의 재판은 이후 두고두고 논란이 됐다. '신성한' 재판정에서 재판장을 향해 선처를 구해야 할 피고는 판사의 이름을 부르면서 법 절차를 지켜가며 재판을 진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법정 밖에서는 피해자인 부장판사가 아니라 가해자인 김 전 교수에 대한 동정 여론도 상당히 형성됐다. 경찰이 현장에서 압수했다는 중요 증거인 '부러진 화살'도 어디론가 사라지고 피해자인 부장판사의 진술도 조금씩 바뀌었다.
전문 인터뷰 작가인 저자 서형(35ㆍ필명)씨는 이 사건이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지난해 6월까지의 재판 과정을 <부러진 화살> 에서 재구성했다. 저자는 사건과 관련된 김 전 교수의 동료, 현직 판사, 취재기자 등 다양한 인물들을 인터뷰해 이 재판의 의미를 묻는다. 법정 공방은 토씨 하나 안 빠트리고 지상중계하고 있다. 부러진>
저자는 취재 과정에서 '성질 깐깐한' 김 전 교수로부터 심한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석궁 사건의 실체와는 별개로 "선출되지 않은 최고 권력으로서 한국의 사법부는 이대로 관용하기 어려운 지경"이라고 주장한다. 김 전 교수의 폭력적 방법에 대한 비판은 가능하지만, 이 재판을 통해 볼 때 과연 한국의 법 체계가 공정한 게임의 룰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것인가, 법 제도가 과연 무엇을 그리고 누구를 보호해주려는 것인가라고 그는 묻고 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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