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찰관이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자전거를 타고 가던 2명을 치어 숨지게 한 뒤 뺑소니를 치다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경북 김천경찰서 소속 이모(37) 경사가 18일 오후 9시20분쯤 술에 취해 김천시 봉산면 덕천리 덕천주유소 앞 4번 국도에서 김천시내 방향으로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가다 자전거를 타고 가던 최모(45)씨 등 자전거 동호회원 2명을 치었다. 최씨 등 2명은 병원으로 옮기던 중 숨졌다.
이 경사는 사고를 낸 후 현장에서 300m 떨어진 여관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도망가다 뒤쫓아간 성모(38)씨 등 동호회원들에게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다.
성씨는 "당시 동호회원 5명이 한 줄로 자전거를 타고 직지사에 갔다 시내로 돌아오던 중이었고 최씨 등이 맨 뒤에서 달리고 있었다"면서 "119 응급구조 신고를 하고 달아나는 차량을 쫓아가니 운전자가 시동도 끄지 않은 채 차에서 내려 비틀거리며 도망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근무가 없던 이 경사는 오후부터 직지사 부근 한 식당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신 뒤 직접 운전해 귀가하다 사고를 냈다. 사고 당시 이 경사는 혈중 알코올 농도 0.206%로, 면허취소 기준인 0.1%를 훨씬 초과하는 만취 상태였다.
경찰은 19일 이 경사에 대해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편 사고가 난 국도는 왕복 4차로로 김천시내∼직지사 10㎞ 구간은 경치가 빼어나 평소에도 자전거 동호인들이 즐겨 주행하는 코스다. 그러나 자전거가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인도를 피해 차도 가장자리를 따라 달리면서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김천=전준호 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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