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승4무 무패행진'으로 '허정무호'가 남아공월드컵 본선행을 확정 짓자 모두가 기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축제 분위기를 즐기지 못하고 권토중래를 노리며 주먹만 불끈 쥔 선수들도 있었다.
이른바 '올드보이'라고 불리는 이천수(전남)와 이동국(전북)이 대표적이었다. 예전의 명성과 스타성을 고려한다면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했던 그들이지만 부름 조차 받지 못해 후배들의 플레이를 묵묵히 지켜봐야 했다.
K리그가 2주간 A매치 휴식기를 마치고 기지개를 켜자 '올드보이'들도 쳐졌던 어깨를 펴고 대표팀 복귀에 대한 본격적인 '시위'를 예고하고 있다. 나란히 어렵사리 둥지를 옮긴 이천수와 이동국은 20일 광양전용구장에서 열리는 전남-전북전에서 '킬러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둘의 맞대결에서의 승자는 강력한 임팩트를 줄 수 있어 대표팀 복귀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꽃 튀는 승부가 예상된다. 게다가 '호남더비'라는 특성도 걸려 있어 양팀의 에이스인 이천수와 이동국의 어깨가 더욱 더 무겁다.
이천수는 심판 모독 징계 후 리그 5경기에서 3골을 터트리며 해결사 면모를 유감 없이 발휘하고 있다. 스트라이커 이동국 역시 9경기에서 6골을 넣어 리그 득점 부문 선두에 올라 있는 만큼 페이스가 상승세다.
전북의 최태욱 또한 2010년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3연전에서 단 6분 출전에 그쳐 분발이 필요하다. 전남은 2002년 7월 이후 홈으로 전북을 불러들여 9경기에서 4승5무 무패행진으로 강점을 보여왔다. 선두 탈환을 노리고 있는 2위 전북으로선 '전남징크스'를 반드시 넘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강력한 신인왕 후보인 유병수(인천)도 리그 재개를 손꼽아 기다려왔다.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최종예선 3연전에서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한 유병수로선 20일 인천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포항전에서 '분풀이 득점포'를 노리고 있다.
인천은 올 시즌 안방 불패(7경기 6승1무)를 달리고 있는 까닭에 최근 9경기(7무2패) 연속 무승을 기록하고 있는 포항에는 힘겨운 경기가 될 전망이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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