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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속 한국경제-전문가 설문/ "경기회복 최대 불안요소는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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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속 한국경제-전문가 설문/ "경기회복 최대 불안요소는 수출"

입력
2009.06.23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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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문가들이 향후 경기의 가장 큰 불확실성 요소로 꼽은 것은 수출여건이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국내 생산이나 소비 등 여러 가지 지표가 조금씩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수출은 두 자릿수 감소세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식경제부가 집계한 5월 수출액은 281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8.5%나 줄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이어갔다. 수입이 수출보다 더 줄어들어 무역수지는 흑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총생산(GDP) 중 수출 규모가 46%에 달하는 국내 경제구조상 수출 감소세가 장기화하면 경기 회복도 기대만큼 빨라지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수출 회복이 더딘 이유는 물론 소비 시장인 미국 등 선진국 경기가 침체 상태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주택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고 대형 금융기관과 GM, 크라이슬러 같은 대기업들의 잇단 파산으로 실업률이 10% 가까이 치솟은 데다 저축률은 5%대를 넘어섰다. 당분간 미국의 소비가 회복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뜻이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경제는 수출 의존도가 커 미국 등 선진국 경기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면서 "선진국의 회복 속도가 늦어질 것이므로 우리 경제도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이외의 경기 불안 요소로는 국제 원자재 가격, 원ㆍ달러 환율, 고용 부진 및 내수 침체 등이 비슷한 비율로 꼽혔다. 원자재 가격과 관련, 이종우 HN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원자재가격 상승은 지난해와 달리 실물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유동성(투기 수요) 때문에 올라가는 것"이라면서 "수요가 없는데 가격만 올라가는 것이므로 기업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전종우 삼성증권 매크로파트장도 "3분기부터는 고유가로 인해 국내외 경기가 다시 위축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이나 환율보다 내수 부진을 더 큰 위험요소로 꼽은 전문가들도 있었다. 오석태 한국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환율, 유가 등은 일시적인 교란 요인에 불과하며 결국 내수 및 수출 부진의 지속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도 고용 악화에 따른 내수 부진을 위험요소로 강조했다.

전 교수는 "세계경제 회복이 늦어지면서 내수부진까지 상당기간 이어지면 실물위기가 다시 신용카드 발 금융위기로 전이될 수 있다"면서 "해고를 당한 사람들이 일정 기간 동안 신용카드로 생활비를 충당하며 버티다 파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따라서 "개인회생 제도 개선 등을 통해 실업자를 위한 출구전략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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