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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북한선박 추적/ 美, 대북제재 빠르고 강하게… '히든 카드' 한꺼번에 꺼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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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북한선박 추적/ 美, 대북제재 빠르고 강하게… '히든 카드' 한꺼번에 꺼내

입력
2009.06.23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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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북한 선박 추적과 금융제재 시스템 강화라는 칼을 뽑았다. 대북제재의 실제행동에 돌입한 것인데 그 자체의 파급효과가 클 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 크다. 이 같은 조치가 한미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본격화한 것은 핵 도발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양국의 공조 의지를 행동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미국이 선박 추적ㆍ검색과 금융제재카드를 동시에 꺼낸 데에는 북한의 도발 움직임이 여전히 심상치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유엔 결의에 대한 반발로 우라늄 농축 작업 개시와 플루토늄 전량 무기화 등을 공언하는 등 또 다시 국제사회에 정면 도전했다.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어들이려면 외교와 설득보다 제재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미 해군은 북한 강남호에 대한 추적이 "출항할 때부터 이뤄졌다"고 해 이 배의 동선을 사전에 예의주시하고 있었음을 시사했다. 미국은 배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싣고 있는지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과거에도 확산활동에 연루된 선박"이라고 말하는 등 '의심할만한 근거'를 상당 부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선박을 가로막는 어떤 시도도 "전쟁행위"로 간주하고 "백배천배 보복을 가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따라서 북한이 연료 재급유 등을 위해 항구에 정박한 이후 해당 국가가 강남호를 검색하려 할 경우 어떤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지 예단하기 어렵다. 북한이 미국의 검색 명분에 타격을 주기 위해 핵 물질 등과 무관한 화물을 싣고 있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대량살상무기 관련 화물로 확인된다면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악화해 북한과 국제사회의 대결국면은 더욱 혼미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재무부의 금융거래 강화 지침도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무부는 수상한 거래의 유형으로 '북한 또는 북한인의 신분을 감춘 차명거래' '거래의 출발점을 속이거나 제3자를 통한 우회 자금이전' 등을 예시했다. 압록강개발은행 등 17개 북한 은행의 블랙리스트도 공개했다. 국제 금융시스템에도 미국 내 은행과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해 사실상 전세계가 북한에 대한 전방위적 금융제재에 들어간 것이나 다름없다.

2005년 9월부터 2007년 6월까지 북미간 최대 현안이었던 방코델타아시아(BDA) 대북 금융제재를 떠올리면 이번 조치가 어떤 결과를 낼지 짐작하기 쉽지 않다. 2005년 9월 미국은 무기밀매, 위조지폐 거래 조직을 수사하다 마카오의 BDA에 관련 자금이 흘러간 사실을 포착하고 BDA를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했다.

그 직후 BDA에서 현금 인출 사태가 발발했고 BDA가 북한 계좌 50여개를 동결, 북한 돈 2,500만 달러가 묶였다. 미국과 금융거래를 해야 하는 중국 은행 역시 국제 금융망이 막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북한과의 거래를 꺼리면서 북한은 큰 타격을 받았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기침하자 북한이 태풍 같은 피해를 입었다"며 "미국의 금융제재가 북한 정권의 숨통을 죌 수 있다"고 말했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과거 금융제재로 북한의 관심을 끌어내는데 성공한 적이 있다"고 해 이번 조치가 BDA의 북한 자금 동결과 같은 금융제재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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