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살상무기 관련 물질을 실어 미군의 추적을 받는 북한 선박은 '강남1호'로 보인다.
폭스뉴스는 19일 "이 배는 '전과자'"라며 "2006년 10월 홍콩에서 억류된 적이 있다"고 전했다. CNN은 '현재 미군이 추적중인 배'라며 강남1호 사진을 띄웠다.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직후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홍콩에 억류됐던 북한 선박은 강남1호, 강남5호 등이었다. 두 선박은 무기적재를 의심 받았지만 중국의 영향력에 힘입어 풀려났다.
폭스뉴스는 강남1호가 현재 중국 해안을 따라 남하 중이며, 1차 목적지는 싱가포르인 듯하다고 전했다. 미군은 인공위성 등을 통해 이 배를 시간단위로 추적 중이다. 한 소식통은 강남1호의 목적지가 미얀마라고 예측했다. 싱가포르를 경유해 미얀마로 갈 가능성, 해상검색이 진행될 수 있는 싱가포르항을 피할 가능성 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은 강남1호가 17일 북한을 출발하기 전부터 추적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2002년 12월 서산호 사건 때처럼 미군은 첩보위성을 통해 선박과 선적 물질을 추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2년 당시 스커드 미사일 15기를 싣고 예멘으로 향하다 아라비아해에서 미국의 요청을 받은 스페인 군함에 나포된 서산호는 출항 전부터 나포 때까지 '대양감시정보체제'로 불리는 미군 첩보위성 감시망을 벗어나지 못했다. 미군은 국가안보국(NSA) 감청소와 P3초계기 등으로 서산호의 교신과 동태를 파악했다.
미국은 안보리 결의 1874호에 근거, 강남1호를 검색할 수 있지만 검색카드는 사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검색을 전쟁행위로 간주한다는 북한의 태도를 감안한 것이다. 미국은 북한 선박이 특정국 항구에 정박하면 해당국 정부에 '강력한 외교적 요청'을 할 생각이다. 폭스뉴스는 "미국은 강남1호가 항구에 닿으면 해당국에 연료공급을 거부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2주 정도 더 항해할 강남1호가 미국 동맹국이나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참여국의 항구에 정박하면 상응하는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강남1호가 과연 무슨 물자를 싣고 있는가이다. 폭스뉴스는 "무기류, 미사일 부품, 핵 물질 등을 싣고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패트릭 오라일리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장이 16일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북한이 미사일 개발에서 이란, 시리아 등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과 협력 중"이라고 밝힌 대목이 예사롭지 않다.
목적지가 미얀마일 경우 핵 관련 물질이 실려있을 가능성도 있다. 미 민간 군사 문제 연구기관인 글로벌시큐리티의 찰스 빅 박사는 15일 "리처드 루거 상원의원이 11일 북한 청문회에서 북한이 미얀마에 핵 기술을 수출했는지 물었던 것은 미 정보당국이 정보를 입수해 그 진위 파악에 나섰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영섭 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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