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샌즈(사진)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경제가 선진국보다 빠른 내년께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경제포럼(WEF) 동아시아회의 공동 의장을 맡아 방한한 그는 1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세계 경제가 더 이상 벼랑 끝에 서 있지 않다"면서도 "위기가 끝났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경기에 대한 긍정적, 부정적 데이터가 혼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런 혼란한 상황은 앞으로도 지속돼 자산가격이나 환율도 많은 변동폭을 보일 것이며 기업 도산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한 뒤 "다만, 아시아 국가의 경제가 서방보다 어려움을 겪는 국면은 더 짧을 것"으로 내다봤다.
SC그룹의 클라이언트 리서치 책임자인 알렉스 바렛도 "SC그룹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올해 -2.5%로 예측하지만 내년에는 2.6%, 내후년인 2011년에는 4.1%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월 한국의 경기가 겨울이었다면 지금은 얼음이 녹고 있는 상태로, 아직 봄이 온 것은 아니다"면서 "내년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 봄이 찾아오고 여름도 올 것"이라고 관측했다.
바렛은 아시아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일어날 수 있는 이유로 과거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기초체력(펀더멘털)을 튼튼히 다진 점을 꼽았다. 외환위기 이후 아시아 국가들은 금융개혁 조치를 했고, 외환보유액을 많이 쌓아두었으며, 무리하게 외화대출도 늘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선 "화폐 발행이 반드시 인플레이션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며, 조만간 인플레이션이 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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