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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大에 둥지 튼 노숙 소녀/ 장학생으로 입학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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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大에 둥지 튼 노숙 소녀/ 장학생으로 입학 '화제'

입력
2009.06.23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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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단 둘이 노숙자 생활을 하는 미국의 10대 흑인 소녀가 초인적인 노력으로 하버드대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의 제퍼슨고등학교 졸업반인 카디자 윌리엄스(18)는 최근 하버드, 컬럼비아, 암허스트 등 20여개 대학에서 합격 통지서를 받아 하버드를 선택했다.

윌리엄스는 이런 성취를 극도로 어려운 환경을 딛고 해냈다.

어머니는 뉴욕 브루클린 태생으로 14세 때 윌리엄스를 낳아 집안에서 쫓겨났다. 이후 캘리포니아주로 이주해 허드렛일과 정부 지원으로 근근이 입에 풀칠을 하면서 윌리엄스를 키웠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윌리엄스의 어머니는 윌리엄스가 어렸을 적부터 시험 때마다 탁월한 성적을 거두는 것을 눈여겨봐왔다"며 "노숙하는 곳이 위험하다고 생각되면 언제든지 짐을 꾸려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등으로 거처를 옮겼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윌리엄스는 지금까지 모두 12곳의 학교를 다녔다.

윌리엄스는 슬럼가와 우범지대 거리를 전전하면서도 노숙자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아침마다 헝클어진 머리를 다듬고 옷매무시를 단정히 해 학교에 등교했다.

부족한 학비는 장학금과 공공기관의 지원으로 해결했다. 윌리엄스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캘리포니아주가 실시하는 시험에서 상위 1%에 들었고 담임교사는 그를 영재프로그램 대상자로 등록시키기도 했다. 지난해 제퍼슨고교로 옮기고 나서는 더 이상 학교를 옮기지 않기로 했다. 대학에 진학하려면 자신을 잘 아는 선생님의 추천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학교에서 윌리엄스는 새벽 4시에 일어나 버스를 타고 통학하면서 밤 11시에 귀가하는 생활을 하면서도 4.0만점에 가까운 학점을 유지했고 토론 동아리 등 다양한 학교 활동에도 참여했다. 친구들은 성격이 명랑하고 단정한 차림새를 유지한 윌리엄스의 속사정을 전혀 알지 못했다. 하버드대는 윌리엄스에게 후원자를 연결해주는 등 학업에 어려움이 없도록 배려키로 했다.

이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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