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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적 이야기 '울다가 웃으면'으로 돌아온 연극배우 우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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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적 이야기 '울다가 웃으면'으로 돌아온 연극배우 우현주

입력
2009.06.23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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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치 않은 소재다. 결혼과 일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29살의 이야기는 그간 많았다. 하지만 인생의 안정궤도에 접어들 법한 39살 여자들의 '속 깊은 수다'를 표방하는 연극이라니.

7월 3일부터 8월 30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 '울다가 웃으면'은 30대 후반 여자들의 결혼과 꿈, 삶과 죽음에 대한 속내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그린 창작 초연작이다.

극작과 연출까지 책임지고 있는 배우 우현주(39)는 "29살이나 49살에는 누구나 비슷한 고민을 품지만 39살은 다르다"면서 "30대 후반은 인생의 모습과 생각이 개인별로 매우 큰 차이를 보이기 시작하는 때이면서 남은 생애를 결정짓는 제2의 사춘기"라고 말한다.

그는 이 작품으로 2년여 만에 다시 연극 무대에 선다. 극단 맨씨어터를 만들고 2007년 첫 선을 보인 라이선스 연극 '썸걸즈'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의욕적으로 공연에 매달렸던 그는 지난해 '썸걸즈' 재공연을 앞두고 활동을 쉬어야 했다. 유방암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울다가 웃으면'의 내용처럼 인생에 큰 변화가 닥치는 30대 후반을 경험한 셈이다.

"다행히 초기에 발견했지만 그간 해보지 않았던, 이렇게 젊은 나이에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죠. 그러니 30대 후반이 인생의 분기점임을 절감할 수밖에요."

자연히 연극에는 그의 경험이 녹아들어 있다. 특히 같은 병실을 쓰는 암환자와 임신중독증 환자의 이야기를 그린 두 번째 에피소드에는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여자들의 끈끈한 소통을 담았다.

우현주는 수술을 받고 병원 신세를 지는 과정에서 여자 친구들과의 우정이 삶에서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했다.

"물론 남편과 두 아들이 제가 건강을 되찾아야 하는 가장 큰 이유였지만, 저와 연극계를 변함없이 이어준 것은 여자 친구들이거든요. 많은 여성들이 남편과 자녀에게 과도하게 기대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을 보는데, 친구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면 냉정함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하고 싶었죠."

능력을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컸던 과거와 달리 투병 이후에는 무대에 선다는 사실만으로 행복과 설렘이 충만하다는 그는 벌써 내년 공연 계획도 세워뒀다. 초연 배우들이 그대로 출연하는 '썸걸즈' 재공연을 비롯해, 번역극 신작과 라이선스 뮤지컬도 준비 중이다. 우선은 '울다가 웃으면'으로 좀 더 많은 관객과 친구가 되는 게 꿈이다.

"연극계 선배들은 이게 무슨 연극이냐고 하실지도 모르지만 일단은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으로 친구를 많이 얻고 싶었어요. 그렇게 되면 나중에 고전처럼 연극성이 강한 연극을 올려도 관객과 소통할 수 있을 테니까. 왜? 친구가 만들면 어려운 내용도 재미있게 보게 되잖아요." 공연 문의 (02)2233-2784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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