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우주 물리학자 찬드라세카르는 위스콘신 주에 있는 천체연구소에 일하던 어느 날 시카고대학으로부터 겨울방학동안 물리학 특강 요청을 받았다.
하지만 몇 주 뒤 학교 측으로부터 수강신청을 한 학생이 두 명뿐 이어서 과목을 취소해야겠다는 전화를 다시 받았다. 그러나 그는 학생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며 기꺼이 특강을 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단 한번의 수업도 거르지 않고 매주 두 번씩 눈보라 속에서도 학교를 오가면서 가르쳤다. 그로부터 10년 뒤 두 학생은 공동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으며 찬드라세카르 박사에게 공을 돌렸다.
국제적으로 우리나라가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을 이루며 선진국으로 진입하게 된 것은 그 어느 국가보다도 높았던 교육열에서 찾을 수 있다. 가난 속에서 굶주림을 감내하면서도 자식들의 교육을 위하여 기꺼이 헌신한 우리들의 부모가 있었고 한 학급에 70명이 넘는 콩나물시루 같은 교실 속에서도 희망을 품고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교육받은 대다수 아이들이 농촌에서 도시로 나가 국가발전의 초석이 되는 인적자원이 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과정 속에서 농가인구는 지난 수십 년간 지속적으로 감소되어 2008년 현재 국가전체 인구의 6.6%에 지나지 않아 우리의 농촌은 교육, 의료, 교통, 그리고 문화기반을 갖춘 지속가능한 거주공간으로서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또한 농가인구의 구성을 보면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33%를 차지하고 있어 초고령사회로 이미 진입하였고 이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농업도 분명히 하나의 산업이다. 그것도 생산에 그치는 것이 1차 산업이 아니라 가공과 서비스까지 2차, 3차 산업을 연계하는 복합 6차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기업의 종사자들은 체계적인 인적자원개발이 전략적으로 이루어져 새로운 브랜드 가치를 끊임없이 창출하고 있으나 농업분야의 종사자들은 개별화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체계적인 교육의 기회마저 부족하여 다른 산업에 비해 창의력과 생산성이 떨어져 새로운 가치 창출이 더딜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농업과 농촌의 현실적인 인적자원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업인과 도시민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 우리 국민 모두가 특별한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과거 우리의 농촌이 국가 경제발전을 위해 희생을 치루며 소중한 인적자원을 도시로 바친 '은혜'를 이제 농촌에 되 갚아야 할 때이다. 이를 위하여 도시민을 대상으로 귀농ㆍ귀촌에 필요한 교육을 통하여 다시 농촌으로 향하게 함으로써 산업으로서의 농업, 지속가능한 삶의 공간으로서의 농촌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기존 농업인들에게도 기업 인력과 같이 전문역량을 갖춘 농산업의 인적자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문 농업기술 교육은 물론 마케팅, 셀프리더십과 창의력 개발과 같은 실용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찬드라세카르 박사의 일화처럼 교육의 가치를 알고 국민에게 미래 농업ㆍ농촌 발전을 위해 요구되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며 농업인의 전문역량 제고와 의식을 선진화하는 교육과정을 계획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인적자원개발을 통한 녹색성장시대의 '푸른농촌 희망찾기' 캠페인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
'사람이 곧 희망이며 교육만이 사람을 바꿀 수 있다'는 말이 우리의 농촌 들녘에서 새롭게 들려오길 기대한다.
송용섭 농촌진흥청 기술연수과장 · 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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