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교체를 마친 한국 배구의 단점은 수비 불안. 월드리그 아르헨티나전에서 상대 서브가 강하면 맥없이 무너졌다. 리베로와 함께 서브 리시브를 전담할 왼쪽 공격수는 문성민과 임시형. 김호철 감독은 세계 5위 세르비아를 맞아 상대 서브가 강하면 수비형인 임시형을, 상대 서브가 흔들려 약하면 공격형인 김요한을 적절히 기용했다.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용병술은 한국의 전력을 극대화했다. 한국이 21일 전주에서 열린 2009 국제배구대회 월드리그 예선 B조 4차전에서 세르비아를 3-0(25-22 28-26 25-22)으로 완파했다.
2008월드리그 준우승팀인 세르비아는 옛 유고 시절부터 한국에 9연승을 달리던 유럽의 강호. 한국(2승2패)은 세르비아(2승2패)와 함께 승점 6점을 기록했지만 세트득실률에서 앞서 이날 현재 조 1위로 올라섰다.
한국은 1세트에서 고비마다 오른쪽 강타를 퍼부은 박철우(9점)를 앞세워 25-22로 이겼다. 25-25 듀스로 맞선 2세트에선 문성민(9점)의 왼쪽 공격이 빛을 발했다. 기선을 제압한 한국은 3세트에선 박철우 대신 들어간 김학민(5점)이 강타를 퍼부어 세르비아의 혼을 빼놓았다. 전날 잘 싸우고도 1-3으로 역전패한 아쉬움을 깨끗이 날려버렸다.
김호철 감독은 "한국 배구가 처음으로 세르비아를 이겨서 기쁘다"면서 "본선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총 6개국이 나서는 본선은 예선 4개조 1위와 주최국(세르비아) 등이 출전한다. 세르비아가 B조 1위가 될 경우 한국은 조 2위가 되더라도 본선을 진출하게 된다.
한국은 27일 새벽 프랑스 툴루즈에서 프랑스와 예선 5차전을 치른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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