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회복되면서 펀드수익률도 가파르게 올랐다. 한 해외펀드의 6개월 수익률은 이미 40%대를 넘긴 상황. 아뿔싸. 몇 달 전 펀드가입을 권유했던 한 지인의 얘기를 귀담아 들어볼걸.
지금이라도 가입하는 게 낫다 싶어 은행을 찾았다. 중국증시가 다시 뜨는 것 같고 전문가들도 중국전망을 밝게 보는 것 같아, 그 쪽 펀드를 들어볼 요량이었다. 하지만 투자성향조사 등 복잡한 절차 끝에 은행 직원이 추천해준 펀드는 국내 주식형 상품. 영 마음에 내키지 않아, 일단 그냥 나왔다.
며칠 뒤 증권사를 찾았다. 다행히 얼마 전 증권계좌를 트면서 신청했던 펀드계좌가 남아있어, 가입을 위한 복잡할 절차는 꽤 간편하게 진행됐다.
증권사도 판매상품의 한계는 은행과 매 한가지였다. 다만 상품설명은 좀 자세한 것 같았다. 최근 동향부터 펀드가입 시 주의해야 할 점도 들을 수 있다.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아무래도 펀드판매는 증권사가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펀드가입 시 가장 우선 고려하는 것은 아무래도 수익률이다. 중국펀드를 생각하게 된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최근 국내보다는 해외, 해외 중에서도 수익률 회복이 가장 가파른 펀드는 중국펀드다.
중국펀드는 크게 본토시장(A)과 홍콩시장(H)에 투자하는 두 가지 시장이 있다. A시장은 외국인 투자를 제한하고 있어 인기는 좀 떨어졌지만 최근 정부의 경기부양정책으로 꽤 혜택이 큰 반면, H시장은 금융 및 에너지주가 70%를 차지하고 외국인 투자가 좀 더 활발하다는 점이 다르다. 기존에는 대부분 H시장에 투자했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중국 기업주들이 포함된 A시장에도 관심이 높다고 했다.
증권사직원은 모두 5가지 중국펀드를 추천해줬다. 상품의 수탁고(운용규모), 운용기간, 최근 수익률, 해당기업에 이르기까지 꼼꼼하게 비교해봤다.
5가지 중에서 내 마음을 가장 끈 것은 ▦운용규모 200억원 가량 ▦운용기간은 5년 이상 됐고 ▦최근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으며 ▦중국H증시에 투자하는 상품이었다. 최근 들어 A시장이 뜨고 있지만 정책 등 테마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여지가 크기 때문에, H시장에 투자하는 상품이 좀더 안정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운용규모도 꽤 되고, 운용기간도 길어 비교적 믿을 만해 보였다.
하지만 이게 끝은 아니다. 펀드가입전 실시했던 투자성향조사에서 나는 '안정추구형(1등급)'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내가 고른 중국펀드는 투자위험등급이 '공격투자형(4등급)'이었다. 이럴 경우는 투자결과에 대해 내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펀드투자자 체크리스트'에 서명해야 가입이 가능하다. 한편으론 '투자성향조사'자체가 형식적이고 무의미하다는 생각도 든다.
끝으로 펀드 이름도 끝까지 읽어봐야 한다. 보통 펀드이름 맨 끝에 A와 C가 붙어있는데, A는 수수료를 먼저 낸다는 뜻(선취수수료)이고 C는 나중에 낸다는 의미(후취수수료)다. 만약 1년내에 환매할 생각이라면 C를, 3년 이후까지 고려하면 A를 선택하는게 좋다고 한다.
강지원 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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