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공기관장 평가 결과 '미흡' 판정을 받은 한국소비자원장, 영화진흥위원장 등 4명의 공공기관장에 대해 해임 건의를 하기로 했다. 한국감정원 한국방송광고공사 등 차상위 등급을 받은 기관장 17명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를 했다. 공공기관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많지만, 평가의 공정성 등을 둘러싼 논란도 예상된다.
기획재정부는 19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08년도 공공기관 및 기관장 경영평가 결과를 확정했다. 정부는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단을 통해 작년 5월 공공기관장 계약경영제를 도입한 데 따라 정부와 1년 단위의 경영계약을 체결하고 재임기간이 6개월이 넘는 92개 공공기관장에 대해 경영 평가를 실시했다.
평가 결과 한국소비자원 원장,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한국산재의료원 원장, 한국청소년수련원 원장 등 4명은 100점 만점에 50점 미만의 점수로 '미흡' 등급을 받아 해임 건의 대상으로 분류됐다.
간신히 해임 대상에서 벗어나 50~60점을 받은 대한석탄공사, 대한주택공사, 한국감정원, 한국방송광고공사, 한국토지공사 등 공기업 5곳을 포함한 공공기관장 17명에게는 경고 조치가 내려졌다. 이들은 내년 평가에서 다시 경고를 받을 경우 해임 건의 대상에 포함된다.
특히 전체 92개 공공기관장 중 무려 22.8%(21명)에 달하는 기관장이 해임 건의나 경고 조치 대상이 됨으로써 향후 공공기관장에 대한 정부의 압박이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기관 평가에서는 영화진흥위원회가 최하위 등급인 E등급을 받았고, 대한석탄공사 한국방송공사, 한국전파진흥원 등 16개 기관이 D등급을 받았다. 최고 등급(S)은 단 한 곳도 없었고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전력공사,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등 18개 기관이 A등급으로 평가됐다.
한편, 정부는 이번 경영 평가 등급에 따라 기관장과 직원의 성과급도 차등화하기로 했다. 우선 경기침체 등을 감안해 경영평가 성과급 지급률 상한을 일괄적으로 기존보다 20% 삭감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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