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술이 잘못돼 코가 비뚤어졌어도 의사에게 모든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2007년 6월 백화점 점원으로 일하던 이모씨는 서울의 한 성형클리닉을 찾았다. 콧날을 높이기 위해서 였다. 그러나 수술 결과는 애초 기대와 달랐다. 코가 높아지지 않은 것은 물론, 오히려 왼쪽으로 비뚤어져 버린 것이다. 이에 이씨는 담당 의사를 상대로 "재수술 비용 570만원과 위자료 1,500만원을 배상하라"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1심은 "이씨에게 재수술비 전액과 위자료 500만원 등 1,07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사실상 수술 부작용에 대한 의사 책임을 100%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항소심은 의사의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7부(부장 양현주)는 "배상액은 재수술비의 70%와 위자료 200만원 등 600만원이 적정하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미용 목적의 성형수술은 결과가 환자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흔하고, 외과수술에는 언제나 잘못될 위험이 따른다"며 "환자도 이를 감수하고 수술 받는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수술로 인한 손해를 의사에게만 부담시키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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