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허정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지휘는 부드럽게 경기는 터프하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허정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지휘는 부드럽게 경기는 터프하게"

입력
2009.06.23 01:55
0 0

허정무(54)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호랑이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7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룬 지도력 뒤에는 '엄격함'보다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부각됐다. 그는 박지성(28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주장으로 선임해 선수와 코칭스태프 관계를 유연하게 만들며 내부 결속력을 다졌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최종예선이 끝난 후에도 월드컵 본선 구상에 쉴 겨를이 없는 허 감독을 19일 어렵게 만났다. 그 동안 선수 개개인의 기량과 대표팀의 조직력이 달라졌듯이 2007년 12월 지휘봉을 잡은 허 감독의 지도스타일도 처음과 다르게 변해 있었다.

허 감독은 "왜 사람들이 어렵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고민했다. 의사를 전달하는 방법이 잘못됐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그 동안 직설적으로 바로 대 놓고 표현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한 번 더 생각해서 듣는 이로 하여금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궁리한다"고 고백했다.

선수들과 팀을 먼저 고려하는 '마음'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2000년 올림픽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을 때도 '선수를 자식 같이' 생각하고 아끼는 마음은 똑 같았다. 다만 표현하는 방식이 달라지니 선수들도 허 감독을 부드럽게 느끼고 있다. 허 감독의 부드러움은 선수들의 마음까지 움직이게 하고 있다.

최종예선에서 이근호(이와타)와 박지성이 갓 태어난 허 감독의 손자를 위해 잇따라 보여줬던 '아기 세리머니'가 이를 증명한다. 허 감독은 "가슴이 뭉클했다. 골을 넣은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은데 그런 부분까지 신경 써줘 너무 고맙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선후배 위치에 관계 없이 호칭을 생략하고 서로 이름을 부르는 자연스러운 풍경이 '허정무호'의 훈련장 모습이다. 선수들의 말문이 트이니 공수에서의 유기적인 콜 플레이가 나타나 조직력 강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선수간 의사소통이 활발해졌지만 허 감독으로선 여전히 얌전한 표현에 불만이다. 그는 "우리나라 축구는 너무 얌전하다. 지킬 건 지키면서 거칠게 표현해도 아무 문제 없다"며 "경기장에서 심판의 휘슬과 시뮬레이션에 신경 쓰지 말고 근성 있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떠나서 원칙은 빈틈 없이 반드시 지키는 철학에는 변함이 없는 허 감독은 '원정 첫 16강 진출' 목표를 향해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허 감독은 23일 남아공으로 떠나 훈련장, 경기장 등의 현지 답사 및 컨페더레이션스컵을 관전하며 '16강 진출 구상'을 세울 예정이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