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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지하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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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지하철도'

입력
2009.06.23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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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경로는 '노선', 대기장소는 '역(驛)', 행동대 리더는 '차장', 그들이 맡은 사람들은 '화물' 혹은 '소포'라 불렀다. '지하철도(Underground Railroad)'는 미국 남북전쟁(1861~65) 이전 청교도 중심의 백인들이 탈출한 흑인노예들을 북부나 캐나다로 피신시키기 위해 만든 비밀조직이다. 물론 철도는 없었지만 지하실이나 동굴, 하수로 등을 이용하다 보니 그런 명칭을 얻었다. 미국 흑인들은 텍사스주에서 마지막 노예 25만명이 해방된 날(1963.6.19)을 독립기념일로 여겨 대대적 축제를 벌이는데, '준틴스(Juneteenth) 데이'라 부른다.

▦미국의 최대 베스트셀러 중 하나가 해리엇 스토(Harriet Stoweㆍ1811~1896)의

▦2005년 6월 13일 미국 상원은 백인의 흑인에 대한 린치를 금지시키는 법안 제정을 스스로 방해했던 과거를 공식 사과했다. 노예해방에도 불구하고 KKK단 등 인종주의자들의 흑인린치는 그들의 축제처럼 돼 있었다. 1891년 벤자민 대통령 발의 이후 200여 건의 반(反)린치 법안이 제출됐으나 남부 출신 의원들의 방해로 무산됐고, 1960년대 시민권리법이 발효되면서 논란이 종식됐다. 2005년 당시 국무장관이던 콘돌리자 라이스 역시 어린 시절 흑인린치의 피해 경험이 있었다.

▦2009년 6월 18일 미국 상원은 준틴스데이를 하루 앞두고 노예제도 사과 결의안을 채택했다. "부당성 잔학성 야만성을 인정하고, 고통과 차별을 받은 흑인과 그들의 선조에게 국민을 대신해 사과한다"는 내용이다. 결의안은 하원에서도 곧 채택될 예정이어서 2005년의 '상원 사과'를 넘어서는 '국가적 사죄'이며 건국 이후 첫 사례가 될 것이다. 인권 국가를 자부해온 미국에서 흑인린치와 노예제도에 대한 정부의 사과가 이제야 이뤄졌다는 것이 어리둥절하다. 하지만 의회가 여야 만장일치로 이런 반성문을 내놓는 것이 좀 부럽기는 하다.

정병진 논설위원 bjj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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