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한 MBC PD수첩에 대해 1심에 이어 항소심 재판부도 정부의 정정보도 청구를 일부 받아들였다.
서울고법 민사13부(부장 여상훈)는 17일 농림수산식품부가 MBC를 상대로 낸 정정ㆍ반론보도 청구 소송에서 "MBC는 PD수첩 첫머리에 정정보도와 반론보도 내용을 자막으로 표시하고 진행자가 프로그램 진행과 같은 속도로 낭독하게 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농림부가 요구한 7가지 정정보도 청구내용 중 ▲한국인 유전자가 인간광우병에 더 걸리기 쉽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도 정부가 아무 조치를 할 수 없다 ▲정부가 미국 도축시스템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3가지가 정정보도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우너 소(주저앉은 소)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한 정정보도가 이뤄졌다고 보아 대상에서 제외했다.
재판부는 정부가 특정위험물질(SRM) 수입을 허용한 것처럼 보도한 부분에 대해서는 반론보도문을 내보내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MBC가 정정보도문 방송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매주 500만원의 간접 강제금을 부담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 판결은 판결이 확정된 이후 의무가 발생하기 때문에, MBC가 대법원에 상고하면 당장 정정보도문을 방송할 필요는 없다. PD수첩은 SRM 수입과 관련한 반론보도문은 이미 11월 방송에서 내보낸 적이 있다.
앞서 서울남부지법 1심 재판부는 지난해 7월 ▦다우너 소를 광우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큰 소로 보도한 것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도한 것 등 2가지에 대해 정정 보도문을 방송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18일 오전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 사건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한다. 검찰은 PD수첩 제작진 4,5명을 정운천 전 농림부 장관 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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