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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슈퍼 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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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슈퍼 리치

입력
2009.06.17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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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리치(Super Rich).' 단순한 백만장자가 아닌 초(超)특급 부자, 부자 중의 부자로 불리는 사람들이다. 부자들의 삶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미국의 '프린스 어소시에이츠'는 얼마 전 부자와 초특급 부자의 기준을 제시했다. 보유자산을 기준으로 중산층 백만장자는 100만~1,000만 달러(12억~120억원), 부유층은 1,000만~3,000만 달러(120억~360억원), 슈퍼 리치는 3,000만 달러 이상으로 분류했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전 세계 슈퍼 리치는 10만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슈퍼 리치들은 경제위기 속에서도 명품 소비는 물론 호화주택 구입도 늘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슈퍼 리치들이 수천만 달러를 호가하는 뉴욕 맨해튼 아파트와 주문 제작한 고급요트, 미술 작품을 왕성하게 사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초대형 요트는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면서 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의 경우 1년 생활비로 120억원을 쓰며 귀족 같은 삶을 사는 부호들만 5만명 가량 된다고 차이나데일리닷컴이 최근 전했다. 이들 중에는 롤스로이스 팬텀 등 명품차를 몰고, 한 상자(12병)에 3,000만원이 넘는 최고급 와인 샤토 라피트 로쉴드를 즐기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한국의 슈퍼리치는 누구일까? 부자들의 자산을 관리해 주는 하나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은 부자 기준으로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부동산 20억원 이상을 소유한 사람을 제시했다. 월 1,000만원 이상을 생활비로 쓰는 이들은 주 2회 이상 골프를 치고, 고급호텔이나 피트니스센터 회원권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 중 초특급 부자들은 금융자산과 부동산이 각각 100억원 이상 돼야 명함을 내밀 수 있다. 소득수준 상위 0.001%에 해당하는 셈이다. 현대카드의 경우 월 1,000만원 이상의 대금을 결제하는 사람들을 슈퍼 리치로 분류해 VVIP카드를 발급해 주고 있다.

▦한국의 슈퍼 리치들은 불황의 무풍지대에서 재테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12가구를 분양한 '한남 더 힐' 펜트하우스 332㎡형은 전세보증금만 25억원이나 되는데도 616명이 몰려 과열양상을 빚었다. 초고가 부동산일수록 돈이 몰리고 있는 셈이다. 불황 땐 부자들이 지갑을 열어야 서민도 혜택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졸부식 한탕주의와 과소비는 계층간 위화감을 심화시킬 수 있다. 빌 게이츠 MS 창업자처럼 열심히 벌어 여유있는 삶을 살되 자선사업에도 아낌없이 내놓는 청부(淸富)형 슈퍼 리치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이의춘 논설위원 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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