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 역전됐던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지금은 어떻게 됐을까."
두 당은 이 질문에 정반대의 답변을 내놓으면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조문정국에서 역전됐던 지지율이 재역전돼 지금은 우리가 앞선다"고 주장한다. 반면 민주당은 "역전된 지지율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반박한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전 대다수 조사에서 한나라당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10% 포인트 이상 크게 앞섰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 서거 직후인 5월 말, 6월 초에는 두 당의 지지율이 역전된 조사 결과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6월 중순 들어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는 6월13일 조사에서 한나라당이 30.4%를 얻어 민주당(24.3%)보다 6.1% 포인트 앞섰다고 밝혔다. 7일 조사에서 한나라당이 5.1% 포인트 뒤졌으나 1주일 만에 재역전했다는 주장이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17일 "지지도 거품이 빠지고 있는 민주당은 조문정국의 달콤한 꿈에서 깨어나 빨리 국회에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민주정책연구원은 6월16일 조사에서 민주당이 35.2%로 한나라당(26.7%)보다 8.5% 포인트 높았다는 자료를 내놓았다. 6월2일 조사에서 민주당이 한나라당을 6.6% 포인트 차로 누른 기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윤호중 전략기획위원장은 "상승한 민주당 지지율이 2주째 별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여론조사기관의 조사 결과도 엇갈리게 나타난다. 인터넷신문 폴리뉴스가 6월15일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ARS 방식으로 성인남녀 1,06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한나라당 32.9%, 민주당 20.8%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같은 날 ARS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두 당의 지지율이 똑 같은 23.8%를 기록했다.
지지율이 조사기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조문정국이 마무리된 뒤 지지율 조정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김지연 미디어리서치 상무는 "두 당의 지지율은 정당의 성과가 아니라 외부 요인에 의해 갑자기 변한 것이므로 조정이 불가피하다"면서 "앞으로 한나라당이 다소 앞서거나 두 당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른 전문가는 "한번 상승한 민주당 지지율이 그리 쉽게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야당의 숨은 지지층이 일부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두 당의 실제 지지율 차이는 오차범위 내에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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