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내에서 감세정책에 대한 비판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정부가 최근 세수 부족분을 각종 비과세ㆍ감면제도 축소로 메우려 하는 데 따른 것이다. 쇄신파가 교육정책과 함께 조세정책의 기조 변화를 강력 촉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소장개혁파의 리더격인 남경필 의원은 17일 최고위원ㆍ중진 연석회의에서 "한나라당이 앞으로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당이 돼야 한다"며 "이제 감세정책은 그만두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종합부동산세와 법인세 및 소득세 감면,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한시적 폐지 등 기존의 '부자감세'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미다.
민본21의 한 의원은 좀 더 구체적 지적을 내놓았다. 그는 "대규모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세수 부족을 취약계층에 혜택이 돌아가는 비과세ㆍ감면 제도의 축소로 해결하려 하는 건 오산"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가 16일 조세특례제한법상 올해 일몰기한이 돌아오는 76개 비과세ㆍ감면 제도를 대폭 손질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우려의 표명이다.
실제로 정부가 폐지를 검토하고 있는 비과세ㆍ감면 제도 중 농ㆍ어업용기자재 영세율, 수송용 차량 유가보조금, 중소기업 투자세액공제, 창업 중소기업에 대한 세액 감면 등은 대표적 중소기업ㆍ서민 지원책이다. 당연히 "부자감세 정책을 유지하려고 서민의 고혈을 짜낸다는 비난을 받게 될 것"(수도권 초선의원)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민본21의 또 다른 의원은 "이제는 부자감세 논란을 불러온 정책들에 대해 엄밀히 평가를 해야 할 때가 됐다"며 "필요하다면 과감한 정책 수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 쇄신특위 위원도 "청와대에 전달할 국정쇄신책의 핵심은 사실상 조세정책과 교육정책의 기조를 바꾸고 이들 정책라인의 책임자를 교체하라는 요구"라고 강조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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