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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폭' 넓히는 이재용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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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폭' 넓히는 이재용 전무

입력
2009.06.17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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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경영 보폭이 넓어지고 있다. 최근 방한한 하워드 스트링거 소니 회장을 직접 영접하며 우의를 돈독히 다진 데 이어, 이번에는 세계 3대 통신장비 업체로 성장한 중국 화웨이(華爲)의 런정페이(任正非) 회장과 만나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17일 삼성에 따르면 이 전무는 13~16일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중국을 방문, 화웨이의 최고 경영진과 만나 앞으로 정례 모임(톱 매니지먼트 교류회)을 갖기로 했다.

1988년 통신장비 판매업으로 시작한 화웨이는 현재 전 세계 400여개 이동통신사에 통신장비와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중국 내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네트워크 인프라와 단말기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소니, 선마이크로시스템즈 등 주요 고객사와 정기 모임을 갖고 있지만, 중국 기업과 이런 관계를 맺은 것은 화웨이가 처음이다.

삼성이 화웨이에 주목한 것은 놀라운 성장 속도와 함께 인재와 기술을 중시하는 경영 전략이 삼성을 빼 닮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88년 단 돈 2만위안(당시 한화 25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한 런정페이 회장은 지난해 매출을 183억2,900만달러까지 끌어올렸다.

그는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인재 확보는 기업의 생명’이라는 인재경영과 기술중시 경영으로 최근 포춘 아시아판에서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인 25명’ 중 1위에 올랐다. 실제 화웨이는 임직원 8만7,500명(지난해말 기준) 가운데 43%가 연구ㆍ개발(R&D) 인력이다. 삼성 관계자도 “화웨이는 통신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회사”라며 “단말기나 시스템 분야에선 우리의 경쟁 상대지만,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선 주요 거래처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선 이 전무가 지난달 대법원 판결 이후 편법 경영권 논란에서 자유로워지면서 발걸음이 가벼워진 점을 눈 여겨 보고 있다. 그는 다음달에도 미국을 방문, 주요 고객사 최고경영진을 면담하는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한편 삼성 사장단협의회는 이날 서남표 카이스트(KAIST) 총장을 초청, 조직 혁신에서 성공하기 위한 전제조건 등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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