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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왼발이 '무패 행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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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왼발이 '무패 행진' 살렸다

입력
2009.06.17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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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호'가 박지성(28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통렬한 득점포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 예선을 무패로 통과했다.

박지성은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최종전에서 0-1로 뒤진 후반 36분 그림 같은 왼발슛으로 팀을 패배의 나락에서 구해냈다.

'허정무호'는 박지성의 동점포에 힘입어 4승4무(승점 16)를 기록, B조 1위로 남아공월드컵 예선을 무패로 통과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을 무패로 통과하기는 1990 이탈리아 월드컵 예선(1989)을 9승2무로 통과한 후 20년 만이다. 반면 2승5무1패(승점 11)를 기록한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북한과의 경기 결과에 따라 플레이오프 진출을 기대해야 할 처지가 됐다.

박지성의 동점포는 지난 2월 테헤란 원정경기(1-1)를 재현하는 듯한 극적인 골이었다. 당시 0-1로 끌려가던 후반 36분 기성용의 프리킥이 골키퍼 맞고 나온 것을 헤딩슛, 팀을 위기에서 구해낸 박지성은 위기에서 또 다시 '해결사 본능'을 발휘했다.

4-4-2 포메이션의 왼쪽 날개로 나선 박지성은 전반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못했다. 미드필드에서 잦은 패스 차단으로 볼 연결이 원활하지 못하자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 공간 확보를 노렸지만 육탄 공세로 맞선 이란 수비벽을 좀처럼 뚫지 못했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감한 한국이 후반 6분 마수드 쇼자에이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위기에 몰리자 박지성의 '파워 엔진'에 불이 붙었다. 미드필드 왼쪽을 중심으로 특유의 활기찬 돌파로 이란 수비진을 뒤흔들던 박지성은 후반 36분 이근호(이와타)와 그림 같은 작품을 만들어냈다. 상대 미드필드 왼쪽을 치고 들어가 이근호와 2대 1 패스를 주고 받은 후 골지역 왼쪽에서 왼발 슛, 이란 골네트를 가른 것. 4만여 관중의 함성 속에 사자후를 토한 박지성은 벤치 앞으로 달려가 동료들과 골세리머니를 펼치며 남아공 월드컵 예선 무패 통과를 자축해 상암벌을 열광의 도나기로 만들었다.

지난해 2월6일 상암벌에서 열린 투르크메니스탄과의 남아공 월드컵 3차 예선 1차전(4-0)에서 추가골을 터트리며 '허정무호'의 첫 승을 이끌었던 박지성은 남아공월드컵 예선 무패 통과를 확정하는 동점골로 '한국 축구의 대들보'임을 확인시켰다.

박지성은 경기 후 열린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자축 행사에서 "팬들 앞에서 이기지 못해 미안하지만 우리 팀으로서는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동료들이 다 골을 넣기 위해 노력했고 결실이 내 발 끝에서 이뤄졌을 뿐 내가 잘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소감을 밝혀 갈채를 받았다.

한편 A조에서는 호주가 일본에 2-1 역전승을 거두고 6승2무(승점 20)로 1위를 확정했다.

김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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