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비해고 직원들이 16일 평택공장 강제 진입을 유보, 노-노 간의 대규모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사측과 비해고 직원들은 계속해서 공장 진입을 시도할 방침이라고 밝혀 충돌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날 오전 7시30분께 경기 평택시 칠괴동 쌍용차 평택공장 입구는 정리해고에서 제외된 쌍용차 직원들이 속속 도착하면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회사 철조망 울타리 안쪽에는 쇠파이프와 오물 봉투 등을 든 노조원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고, 정문 입구에는 해고 직원들의 부인 20∼30명이 상복을 입은 채 비해고 직원들의 접근을 막았다.
오전 8시50분께 공장 정문 앞 공터에 집결한 비해고 직원은 2,000여명(경찰추산 3,000명)에 달했다. 본격적으로 진입을 시도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곳곳에서 해고자 가족대책위원회 회원들과 욕설이 오가고 몸싸움이 벌어졌다.
실랑이가 잇따르자 오전 9시10분께 공장 주변에서 대기중이던 경찰 3개 중대(300여명)가 공터에 투입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오전 10시40분부터 비해고 직원들은 정문에서 후문까지 약 1㎞ 구간을 행진하며 "조업재개, 파업 중단"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 과정에서 일부 가족대책위 회원들이 선두 행렬 차량 앞에 누워 행진을 저지했고, 일부는 지친 모습으로 쓰러지기도 했다.
비해고 직원들의 행진이 이어지는 동안 공장 안 노조원들도 담장을 따라 늘어서서 쇠파이프를 바닥에 두드리며 무언의 시위를 했다. 비해고 직원들은 결국 11시40분께 진입을 포기하고 해산을 선언했다.
비해고 직원들을 이끌었던 곽상철 전무는 "공장 내부에 외부 세력이 많이 들어와 있어 정상적인 출근을 할 수가 없다"면서 "일단 무리한 공장 진입은 자제하겠지만 계속 진입을 시도할 것이며 대화 또한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 이창근 기획부장도 "공개토론 등 대화 용의가 있다"고 환영했지만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커 대화재개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실정이다.
앞서 시민ㆍ사회단체 및 종교계 인사 30여명은 정문 앞에서 "쌍용자동차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면서 "회사는 일방적인 대규모 정리해고와 노동자 간 갈등 조장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경찰은 공장 안에 노조원 900여명을 비롯해 정당 관계자, 대학생, 노조원 가족 등 1,000여명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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