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의 가격 거품이 작년 한 때 리터당 400원 수준에 달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지금도 리터당 40~60원 가량 가격 인하 여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산업연구원은 최근 제출한 ‘국제원자재 가격의 국내 석유제품 및 공산품 가격 반영 정도 분석’ 용역 보고서에서 이같은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던 작년 7월, 국내 휘발유 제품의 판매가격은 수입제품보다 리터당 365원 더 비쌌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국내 휘발유 제품의 평균 판매가는 1,923원이었던 반면, 국제 석유제품을 현물가격으로 국내에 수입한 뒤 국내 제품과 동일한 세금을 물리고 유통마진도 똑같이 붙이는 경우 1,558원에 불과했다.
경유의 격차는 더 심했다. 국내 경유제품 판매가(리터당 1,919원)와 국제 경유제품 국내 판매 추정가격(1,462원) 간에 무려 457원이나 차이가 났다. 연구원측은 “수입제품의 경우 물류비용이 더 많이 소요된다는 점을 전제해도 매우 큰 격차”라며 “그만큼 석유제품 가격 거품이 심해 가격 인하 여력이 상당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작년보다는 가격 거품이 크게 빠졌지만, 올해도 여전히 석유제품 가격의 인하 여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 3월 기준으로 볼 때 수입 휘발유 제품을 국내에 판매하는 경우(리터당 1,488원)보다 국내 휘발유 제품 판매가(1,530원)가 42원 더 비쌌고, 경유는 59원이나 차이났다. 연구원은 “휘발유는 2.7%, 경유는 4.5% 가격 인하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석유제품 외에 다른 공산품들의 가격에도 일부 거품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화장지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에 비해 과도하게 제품 가격을 올림에 따라 4.73% 가격 인하 여력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 반면, 합성세제는 주 원료인 계면활성제 가격 상승에 따라 3월 현재 0.1%의 인하 여력밖에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단, 최근 1년 새 판매가를 25% 안팎 올린 옥시크린과 스파크 제품은 원자재 가격 인상폭에 비해 과도하게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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