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자들은 올해 상반기 꼭 필요한 곳에만 지갑을 여는 'SALT(소금)' 형 구매 행태를 보였다. 짠물 소비의 키워드는 Small(소용량), Alternative(가격대안), Leisure(여가 등 자기만족), Traditional(우리 것)이었다.
16일 신세계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4일까지 전국 122개 점포, 1억1,000만명에게 판매된 2,724가지의 상품군 매출 분석 결과, 불황 속 소비트렌드는 SALT로 압축됐다. 우선 경기침체와 고물가의 영향으로 소용량 초저가 상품이 알뜰 소비족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각종 야채를 소용량으로 포장해 990원에 판매하는 '이마트 990 야채'가 대표적으로, 3개월 만에 600만개가 판매됐다. 식용류나 참기름 고추장 등 조미료 구입에서도 소용량 선호가 뚜렷했다. 식용류의 경우 소용량(0.5ℓ) 상품은 45%의 매출 신장을 보였지만, 대용량(1.8ℓ)은 15% 신장에 그쳤다. 장류 역시 1㎏ 미만은 19% 매출이 늘었지만, 2~3㎏의 대용량은 오히려 12% 역신장했다.
가격대안 상품도 주목 받았다. 집안에서 외식 분위기를 낼 수 있는 간편 가정식과 파스타, 면, 소스류 등이 상반기 고매출 상품에 이름을 올렸다. 육류의 경우 돼지고기와 닭고기가 값비싼 한우를 밀어내고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 돼지고기와 닭고기는 각각 21%, 82%의 높은 매출 신장을 보인 반면, 한우는 8%로 한자리수 신장에 그쳤다. 돼지고기 중에서도 삼겹살은 14% 신장으로 평균 돼지고기 신장률을 밑돌았지만, 삼겹살의 절반 가격인 돈뒷다리나 돈등심은 각각 89%, 38%로 높은 신장을 보였다.
여가 활동 등 자기만족형 소비 풍조도 두드러졌다. 불황형 레저인 등산 용품과 자전거 및 관련 용품이 호황을 누렸다. 세계야구대회의 여진으로 야구용품도 불티나게 팔렸다.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았다. 막걸리는 다양한 상품 개발과 웰빙 바람을 업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가까이 팔렸다. 한방화장품도 일반 화장품에 비해 4배 이상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국산 쌀로 만든 초코파이나 쿠키, 밀가루, 부침가루 등도 매출 신장폭이 30~40%에 달했다.
방종관 이마트 프로모션팀장은 "올 상반기는 불황형 긴축 속에서도 쓸 곳에는 확실히 쓰는 합리적인 소비가 돋보였다" 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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