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운전면허 집착 탓? 초등생 살해 피의자 응시제한 해제 3개월 남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운전면허 집착 탓? 초등생 살해 피의자 응시제한 해제 3개월 남아

입력
2009.06.15 22:51
0 0

초등학생을 공기총으로 살해ㆍ유기한 피의자 이모(48)씨가 15일 무면허 음주운전 사실이 들통날 것을 우려해 정모(10)군을 살해했다고 털어놓았지만 여전히 범행동기나 구체적인 경위 등에서 석연찮은 부분이 많다.

사고 직후 정군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까지 데려갔던 이씨가 갑자기 살해하기로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이유가 뚜렷하지 않은데다 범행 당일 행적에 대해서도 오락가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의문은 이씨가 단지 무면허 음주운전 사실을 덮기 위해 정군을 살해했겠느냐는 것이다. 인테리어 공사현장에서 '십장'을 하는 이씨에게 운전은 생계를 유지하는 수단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이씨는 2007년 9월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이후 불법인줄 알면서도 운전대를 놓지 못했다. 경찰은 이씨가 운전면허시험 응시제한(2년) 해제를 불과 3개월 앞둔 상황에서 뜻하지 않은 사고가 터지면서 형사처벌은 물론 면허취득 기회를 날려버리게 되자 범행을 결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이씨의 살해동기를 설명하기엔 불충분하다. '운전면허를 따야겠다'는 집착이 어린 초등학생에 대한 잔혹한 범행으로 이어졌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경찰은 이에 대해 "이씨의 진술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고 밝혀 범행동기에 의문을 갖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씨가 경찰에 검거된 이후 정군의 시신 유기장소와 공기총 살해, 범행 당시 행적 등에 대해 진술을 번복하고 있다는 점도 이씨의 살해동기에 대한 신빙성에 의심이 들게 하고 있다.

실제 이씨는 경찰이 교통사고 당시 목격자나 정군에 대한 시신부검 결과, 폐쇄회로(CC)TV 녹화 테이프 등 범죄사실과 당일 행적을 입증하는 증거를 제시할 때만 혐의를 인정하는 진술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정군의 치료를 위해 병원에 들른 후 돌연 정군을 살해하기로 마음 바꾼 이유에 대해서도 아예 입을 닫았다.

이씨의 범행 동기에 대한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이 일자 경찰은 이씨의 부인이 지난해 교통사고 이후 줄곧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 부인이 지난해 교통사고로 정신이상 증세를 보여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이씨가 교통사고로 머리를 다친 정군이 자신의 부인처럼 정신이상이 올 경우 평생 치료비를 떠안아야 한다는 부담을 못 이겨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의 진술태도 등으로 미뤄보면 범행 동기가 한 가지 이유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이씨의 범행동기가 모호한 만큼 프로파일러를 동원해 이씨의 범죄심리상태 분석과 정확한 범행동기를 밝혀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안경호 기자 k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