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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살 엄영선씨 가족들 망연자실/ "생사여부 아직…" 애써 희망의 끈 안 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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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살 엄영선씨 가족들 망연자실/ "생사여부 아직…" 애써 희망의 끈 안 놓아

입력
2009.06.15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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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에서 무장단체에 납치됐던 엄영선(34)씨가 피살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15일 밤 엄씨의 가족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경기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의 엄씨 집을 지킨 여동생(30)은 충격을 받은 듯 서있기 조차 힘든 모습이었다. 언니의 피랍 소식이 전해진 이후 줄곧 집에 머물면서 정부 측과 전화통화를 통해 생사 여부를 확인해왔던 여동생은 이날 밤 인터넷 및 방송 보도를 보고 비보를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동생은 "정부에서도 전화가 왔는데 아직 생사 여부는 확실치 않다는 말을 들었다.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며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 애썼다.

건축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엄씨의 아버지는 이날 밤 9시15분께 집에 도착했다. 아버지는 입을 굳게 다문 채 미리 대기해 있던 취재진을 피해 곧바로 집에 들어갔다. 검은색 점퍼 차림의 아버지의 얼굴은 딸의 피살 소식이 믿기지 않는 듯 무표정해 보였다.

아버지는 딸의 사망 사실에 가족들이 받을 충격을 염려한 듯 "(영선이가 피살됐다는 게)공식 확인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다려보자"며 작은 딸을 달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오전 1시 현재 엄씨 집은 전등을 모두 끈 채 외부와의 접촉을 삼가고 있다.

엄씨의 피살 소식에 인근 주민들도 충격과 놀라움에 휩싸였다. 주민들은 봉사활동을 떠났던 엄씨가 무장단체에 의해 살해됐다는 보도를 확인하느라 분주했다. 주민 김모(48)씨는 "엄씨의 생사가 100% 확인된 것은 아닌 만큼 최대한 언론보도 등을 지켜보면서 정부의 공식 발표를 지켜보자"라고 말했다.

주민 신모(47ㆍ여)씨는 "피랍 소식이 전해진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너무 빨리 나쁜 소식이 들려 많이 놀랐다"면서 "개인적으로 엄씨를 알고 지낸 것은 아니지만 이웃 주민이 나쁜 일을 당했다니 너무나 안타깝다"고 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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