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불허전이다. '유로2008' 결승에서 '전차군단' 독일을 침몰시켰던 결승골의 주인공 페르난도 토레스(25ㆍ리버풀)가 컨페더레이션스컵(이하 컨페드컵) 첫 경기에서 스페인 대표팀 역사상 최단시간 해트트릭으로 펄펄 날았다.
토레스는 15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루스텐버그 로열바포겡경기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 컨페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경기 시작 6분 만에 선제골을 뽑은 것을 시작으로 전반 14분과 17분 잇달아 골망을 흔들며 단 11분 만에 해트트릭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11분은 스페인 대표팀 사상 최단시간이자 컨페드컵 사상 최단시간 해트트릭 기록이다.
토레스의 원맨쇼로 일찌감치 낙승을 예고한 스페인은 전반 24분 세스 파브레가스(아스널), 후반 3분 다비드 비야(발렌시아)가 추가골을 보태며 5-0 대승을 거두었다.
소속팀에서의 활약과 달리 최근 남아공월드컵 유럽예선에서 4경기 무득점에 시달렸던 토레스는 이번 해트트릭으로 그간의 A매치 부진도 만회할 수 있게 됐다. 토레스는 "이렇게 빨리 해트트릭을 작성한 적이 없는데, 대표팀에서 기록해 더욱 뜻 깊다"고 기뻐했다.
13연승으로 33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간 '무적함대' 스페인이 이번 컨페드컵에서 세계기록을 깰 지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스페인은 현재 약체 이라크 및 남아공과 조별리그를 남겨둔 가운데 브라질이 93년부터 96년까지 작성한 세계 최다 연속 무패 행진 기록(35경기)과 불과 2경기차다.
그러나 세계랭킹 1위이자 스타 플레이어들이 즐비한 스페인의 화려한 축구쇼에도 불구하고 관중 흥행에 실패해 1년 앞으로 다가온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우려도 자아냈다.
표가 매진됐다던 대회측의 주장과 달리 스페인-뉴질랜드전이 열린 로열바포겡경기장(4만2,000석)은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개최국 남아공은 이라크와 개막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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