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베팅을 통해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건전한 레저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출범한 스포츠토토가 낮은 환급률로 참가자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재테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예상수익률'이라는 말을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말 그대로 투자를 했을 때 기대되는 수익비율을 가리키는데 펀드나 채권 등에 투자할 때 주로 사용된다. 경마, 경륜, 토토(체육진흥투표권)와 같은 베팅이나 로또와 같은 복권에서도 예상수익률과 비슷한 '환급률'이라는 게 있다.
환급률이란 베팅 참가자나 복권 구매자에게 돌아가는 금액의 비율이다. 베팅이나 복권과 같은 사행산업은 판매수수료, 시행사의 운영비, 각종 기금 등을 공제하고 참가자들에게 일정한 비율의 환급분을 나눠준다.
환급률은 경마와 같이 베팅 방식의 패리뮤추얼(parimutuel·이긴 말에 건 사람들에게 수수료를 공제하고 건 돈의 전부를 나눠주는 방법) 게임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국내서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사행산업은 카지노, 경마, 경륜, 경정, 토토 및 프로토, 로또(복권) 등을 꼽을 수 있다.
현재 정부는 카지노에서 슬롯머신과 같은 머신게임의 환급률을 90% 이상이 되도록 감독하고 있다. 강원랜드 머신게임의 환급률은 92% 정도. 베팅 참가자가 총 1억원을 걸 경우 강원랜드 몫을 빼고 9,200만원 이상이 참가자에게 다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국내 사행 사업 가운데 베팅게임의 환급률은 경마가 73%로 가장 높고, 경륜과 경정이 72%에 이른다. 반면 토토는 50%(프로토의 경우 50~70%)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똑같이 10만원을 걸더라도 경마에서는 7만3,000원이 참가자들에게 돌아가고, 토토를 하면 5만원 밖에 받을 수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배당률이 100배가 넘을 경우 세법상 22%를 과세하기 때문에 토토의 실질적인 환급률은 40%도 채 되지 않는다.
문제는 스포츠토토가 경마, 경륜, 경정과 같은 베팅 방식이면서 환급률은 복권과 같다는 것. 스포츠토토 측은 토토는 경마, 경륜 등과 같이 객관적인 전력에 근거해 베팅하기 때문에 사행성이 낮은 레저게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환급률만 놓고 봤을 때는 사행성이 가장 높은 복권과 같은 수준이다. 또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관리, 감독을 맡은 경륜, 경정과 토토의 환급률이 20% 넘게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해서도 토토 참가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문제점을 보이는 이유는 경마, 경륜, 경정이 정부의 산하기관이 직접 관리하는 것과 달리 토토는 사업을 민간에 위탁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환급률이 가장 높은 경마의 경우 운영비가 5% 미만인 반면 민간에 위탁한 토토의 각종 운영비는 12%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판매점 수수료 5.5%를 더하면 토토 사업운영을 위해 사용되는 금액이 전체 매출의 18% 가까이 된다.
박진우 기자 j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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