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널드 레이건(1911~2004) 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한 경제정책을 일컫는 레이거노믹스와 정치철학이 재평가되고 있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이 15일 전했다
재평가 작업은 찬반 양론간 팽팽한 대립 속에 진행되며, 민주 공화 양당은 종전 입장과는 다소 엇갈리는 태도로 이를 바라보고 있다.
레이거노믹스 지지자들은 규제완화로 현 미국발 금융위기를 잉태했다는 레이거노믹스의 폐해에 일면 수긍하지만 현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선 낙관주의를 기반으로 한 레이거노믹스가 여전히 유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레이건은 감세가 더 많은 상품생산, 더 많은 소비를 이끌어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공급경제학을 도입,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려 했다.
하지만 비판론자들은 레이건 시대를 "부채의 시대"로 정의한다. 1980년대 미국의 경제성장률 물가 실업률은 호전되지 않았고 저축과 투자율은 오히려 감소했다. 연방 부채는 1980년 9,090억 달러에서 1992년의 4조달러로 치솟았다. 특히 19%의 연방기금 금리를 1%로 떨어뜨려 월가의 탐욕을 키웠다.
그럼에도 레이거노믹스가 재조명되는 것은 그의 정책이 빌 클린턴 정부의 경제호황을 이끌어 내는 효과를 발휘했다는 사후 평가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너그럽게 대처하는 분위기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3일 레이건을 통합의 지도자로 평가하며 레이건 탄생 100주년 기념위원회를 설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위기에 봉착한 역경의 시대에 레이건의 낙천적인 가치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례적으로 공화당의 우상 레이건을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공화당 내 분위기는 다르다. 미치 대니얼스 인디애나주 주지사(공화)는"더 이상 그를 시대의 상징으로 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레이건 지지세력이던 육체노동자, 복음주의 기독교 계층 등이 경제문제에 우려하고, 공화당의'좌향좌'를 주장하는 당내 목소리가 커진 것과 무관치 않다.
데이비드 엑설로드 백악관 정치 고문은 "오바마와 레이건은 특정 정당의 독주시대를 끝내면서 변화의 주역이었다"고 말했다. 60~70년대 민주당 전성기를 끝낸 레이건과 90년 이후 공화당 전성기를 끝내려는 오바마의 공통점을 빗댄 것이다.
박관규 기자 ac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