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식 과속 단속 카메라를 100% 무력화시키는 레이저 장비가 유통돼온 사실이 밝혀졌다. 일명 '제미니(GEMINI)'로 불리는 이 장비를 영국에서 몰래 들여와 알음알음으로 팔던 업자들은 반응이 좋자 인터넷 판매와 무가지 등을 통한 광고를 하려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5일 이 장비를 밀반입한 혐의(관세법 위반)로 자동차용품 판매업자 이모(42)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를 유통시킨 전모(48)씨 등 7명과 장비를 구입해 사용한 최모(47)씨 등 4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제미니'는 이동식 단속 카메라가 쏘는 레이저를 레이저로 맞대응 해 교란하는 제품. 손바닥 반 크기로 번호판 양 옆에 붙여 사용한다. 바람을 이용해 접히는 일명 '꺾기식' 번호판이나 번호판 테두리에 반사용 띠를 붙여 단속을 피하던 기존 방식에서 한층 진화한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영국에서 이 제품이 성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대당 7만~10만원에 180여대를 밀반입한 뒤 자동차 동호회 회원 등에게 대당 20만원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장비 성능을 미리 시험해 본 뒤 판매를 시작했고 "만약 단속되면 과태료 전액을 대납하겠다"며 구매자를 모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에게서 장비를 구입한 전씨 등은 다시 대당 30만원에 택시기사 등에게 판매했다. 이 제품을 사용한 이모(39)씨는 장거리 출장이 잦아 한 달 평균 7건씩 과속으로 적발됐지만 이 제품 부착 이후 단속을 피하게 됐다며 동료에게 권유하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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