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시기인 1974년 핵무기 개발을 시작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 남아공은 78년 12월 우라늄 농축 방식을 통한 핵무기 개발을 완료한 뒤 89년까지 비밀리에 6기의 핵무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남아공은 국제정세 변화와 백인정권 교체 가능성 때문에 핵포기를 결정, 91년 이후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의 사찰을 받았다.
그런데 사찰에 나섰던 IAEA와 미국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남아공은 관광 리조트로 위장한 지역에 작은 지하 공장을 만들어 우라늄 핵무기를 개발했던 것. 정보 소식통은 "남아공의 경우 누구도 생각 못하는 깜짝 핵개발이었다"며 "마찬가지로 북한도 깊은 산 속이 아니라 평양의 유원지, 학교 지하에 핵개발 장비를 감춰둘 수 있기 때문에 미국 등 국제사회가 북한의 우라늄 농축 핵개발을 특히 걱정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북한은 영변 5㎿ 흑연 감속 원자로를 이용, 플루토늄 재처리 방식의 핵개발을 실시했다. 미국은 첩보위성과 고고도 정찰기 등을 가동, 원자로 가동 시 나오는 수증기와 핵물질 검출 등을 통해 북한의 일거수일투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라늄 농축 핵개발은 일단 가동되면 공장에서 일하거나 이를 관리하는 휴민트(HUMINTㆍ인적 정보)를 활용하는 방법 외에는 탐지가 거의 불가능해 더욱 우려를 사고 있다.
특히 북한은 우라늄 핵개발에 필요한 천연 우라늄을 2,600만톤 이상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천연 우라늄에서 생성된 금속 우라늄을 가스 상태의 육불화우라늄(UF6)으로 변환시킨 뒤 '우라늄235'를 뽑아내는 게 우라늄 농축 방식이고 순도를 90% 수준까지 올리면 무기급 고농축 우라늄이 되는데 일단 북한에 기본 재료는 풍부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북한은 미사일 등 무기 수출 전력이 있기 때문에 농축 우라늄을 해외로 확산할 것이라는 걱정도 미국을 중심으로 제기돼 왔다. 우라늄은 플루토늄에 비해 방출되는 방사능이 적어 상대적으로 해외 이전이 용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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