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주차장 조명, 어린이놀이터 주변에 병풍처럼 설치한 벤치, 아파트 1층의 필로티 설계…. 최근 늘고 있는 이 같은 아파트 설계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답은 범죄 예방 의도가 숨어 있다는 것이다. 주차장 조명이 밝으면 아무래도 용의자가 범죄를 저지르기 불편하다. 어린이놀이터 주변의 벤치는 자동차 돌진 등 만일의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필로티 구조는 침입자가 아파트 1층을 쉽게 기어올라갈 수 없도록 해, 외부 침입에 따른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처럼 건물 설계 단계부터 범죄 예방 개념을 도입하는 '범죄예방환경설계(CPTEDㆍ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에스원(대표 서준희)이 15일 재정비 촉진지구인 서울시 신길 11구역 등 5개 구역에서 CPTED 컨설팅 사업을 수주했다.
범죄는 범인, 범행대상, 범죄기회 등 3요소가 갖춰져야 하는데, CPTED는 이 중 '범죄기회'를 줄여 피해 확률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범죄자의 몸과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설계인 셈이다. 전국 시ㆍ도에서 범죄예방환경설계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개별 사업에서 이를 수주, 적용하는 것은 에스원이 처음이다.
에스원은 이번 컨설팅을 통해 재개발 지역 전반의 감시 사각지대를 없애는 한편 환경설계 개념을 도입, 거주민의 생활 편의성과 안전성을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범죄예방환경설계는 미국 영국 호주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이미 확산되고 있다.
에스원의 이번 수주는 물리적인 보안시스템 구축 및 유지보수 뿐 아니라 안전과 관련된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는 의미도 갖는다. 이 철 에스원 법인본부장(상무)은 "앞으로 각 지자체가 관련 조례를 제정할 것으로 보여 사업 확대가 기대된다"며 "지속적인 전문가 양성과 솔루션 개발을 통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한편, 수출 산업화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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