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집값 최고가 경신에, 시세 보다 높아진 경매 낙찰가. 감소하는 미분양에 높아지는 청약 경쟁률….
이제 건설ㆍ부동산 시장을 침체 국면이라 진단하기가 머쓱해진다. 적어도 수치적으로는 그렇다.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진단해볼 수 있는 법원경매가 활기를 띄고 일부 지역 집값은 이전 최고치 수준을 넘어섰거나 육박할 정도로 상승 분위기를 타고 있는 데다, 건설경기 회복을 엿볼 수 있는 신규 청약 수요 증가와 미분양 감소가 시장 전반에서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부에선 과열로 인한 거품 우려까지 나올 정도다.
그렇다면 부동산 시장은 바닥을 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불완전한 반등'으로 보면 크게 틀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일단 반등으로 말할 수 있는 근거는 회복된 시세. 최근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와 및 여의도 한강변 일대 재건축 단지들의 시세는 정점을 기록했던 지난해 초반 가격 수준을 이미 회복하거나 넘어섰으며, 올 초부터 강세를 보여온 잠실주공5단지도 고점이던 2006년말 시세의 90% 선까지 회복했다.
경매에서도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과 입찰 경쟁이 5개월 연속 오르며, 최근에는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아파트(감정가 6억원)와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감정가 5억3,500만원) 등이 각각 6억7,110만원과 5억8,388억원에 낙찰되는 등 감정가를 훨씬 넘겨 낙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조사하는 건설경기종합실사지수(CBSI)도 6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전국 미분양도 3월말 16만5,641가구에서 4월말 현재 16만3,856가구로 감소했다.
이처럼 부동산 관련 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불완전'이란 딱지를 뗄 수 없는 이유는 뭘까. 바로 전체 실물경기의 본격 회복이 동반되지 않은 시장 회복이라는 한계와, 고용 불안을 확산시킬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의 구조조정 작업이 아직 남아 있어 언제든지 시장의 발목이 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 완화로 실수요보다 투자ㆍ투기수요가 시장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상승 지표들은 이들 가수요의 이동에 따라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는 불안한 반등이란 지적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최근 가격 상승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바닥론과 일부 지역의 상승세에 자극받은 불안한 수요심리 때문에 꿈틀거린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미분양 감소와 수도권 신규 청약시장의 과열 양상은 전매 기준이 완화되면서 단타 시세차익을 노린 가수요가 만들어 낸 허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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