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워싱턴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북한의 2차 핵실험과 우라늄 농축 착수, 장거리 미사일 위협 등으로 한반도 정세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때에 열리는 정상회담인 만큼 그 의미가 중요하고 각별하다.
최우선 의제는 북한 문제 공동대응 방안일 수밖에 없다. 양국 정상은 무한 질주하는 북한의 도발과 위협을 저지하고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틀을 마련해야 한다. 북한의 일탈행위에 대해서는 한미 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단호하고 일치된 대응이 필요하다. 지난 주 만장일치로 채택된 유엔 안보리의 강력한 결의는 이런 필요에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제재와 압박 일변도만으로는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 또한 분명하다. 제재와 압박이 북한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하는 악순환이 거듭된다면 한반도 위기사태의 평화적 해결은 요원하다. 따라서 북한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에 대해서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되 긍정적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유인책을 함께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방향에서 대북정책의 틀과 비전을 제시하고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를 이끌어 내야 한다.
한반도 문제 해결에서 가장 중요한 당사자인 우리가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은 양보할 수 없는 대전제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경직된 대북정책으로 일관, 대북지렛대를 상실함으로써 주도적 역할에 한계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이 출국에 앞서 6자회담 참가국 중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 개최 필요성을 제기한 것은 주도적 역할의 회복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여 바람직한 일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북한 압박을 위한 5자회담이 성공하려면 중국의 동참이 필수적인데, 중국과 사전 조율을 한 흔적이 없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풀어가려면 한미동맹 강화만으로는 부족하다. 한반도 주변국들의 이해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이 대통령은 오늘 한미정상회담에 임하기에 앞서 이 점을 꼭 되새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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