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막혀 있던 비정규직법 관련 정치권ㆍ노동계 협의 채널을 가동키로 15일 합의했다. 6월 국회의 핵심쟁점인 비정규직 문제의 사전 논의가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국회 개회 협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회 환노위 간사인 한나라당 조원진, 민주당 김재윤, 자유선진당 권선택 의원은 이날 회동을 갖고 비정규직 문제를 실질적으로 협의하기 위해 여야 간사 3명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위원장이 참석하는 5인 연석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회동 후 브리핑에서 "당리당략을 떠나 오직 국민만을 보고 논의할 것"이라며 "노동계의 입장을 경청해 가능한 이른 시일 내 비정규직법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첫 회의는 이르면 17일 열릴 예정이다.
그간 여야는 비정규직법을 놓고 폭탄 돌리기를 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한나라당은 "대량해고를 막기 위해 법 시행을 유예해야 한다"며 책임을 떠넘기고, 민주당은 "법 시행 유예는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법대로 정규직 전환을 하자고 촉구하는 데 그쳤다. 이에 "서민의 생사가 걸린 일자리를 갖고 말 장난하는 것 아니냐"(국회 관계자)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민심은 싸늘했다.
변화의 조짐은 민주당에서 먼저 감지됐다. 우윤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정규직 전환 시 지원 대상과 기간, 지원금 총액 등 비정규직법과 관련한 모든 사안을 놓고 머리를 맞댈 수 있지 않겠냐"며 "이를 위해 17일 의원총회를 갖고 현 비정규직법의 문제점에 대한 종합적인 대안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관련 5대 요구사항을 저쪽이 받아들이지 않는데 상임위를 먼저 열자는 의미는 아니다"면서 "간사 차원에서 논의를 우선 진행하자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대화채널은 열어 놓되 비정규직법 유예 반대논리와 6월 국회 개회, 상임위 소집 카드로 여당을 계속 압박하겠다는 얘기다.
5인 연석회의의 순항도 미지수다. 협상 주체인 간사들의 당내 권한이 불분명하고, 노동계의 입장도 비정규직법 세부 사안마다 갈려 있는 상태다. 또한 협의 기한을 정해 놓지 않아 자칫 시간만 끌고 6월 국회는 계속 미뤄질 우려도 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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