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 브라이언트(31ㆍLA 레이커스)는 96년 드래프트 전체 13순위로 레이커스에 입단한 뒤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그는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대를 이을 슈퍼스타로 엄청난 기대를 모았다.
브라이언트는 우승도 3번이나 경험했다. 레이커스는 99~2000시즌부터 3시즌 연속 미국프로농구(NBA)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최우수선수(MVP)는 '최고 센터' 샤킬 오닐(피닉스 선스)의 몫이었다. 그때만 해도 브라이언트는 2인자였다.
2004년 오닐이 피닉스로 옮긴 뒤 브라이언트는 명실상부한 1인자가 됐다. 정규시즌 1회, 올스타전 3회 MVP라는 훈장도 달았다. 그렇지만 브라이언트는 여전히 배가 고팠다. 레이커스는 지난 시즌 6년 만에 파이널 무대를 밟았지만 보스턴 셀틱스에 막혀 준우승에 그쳤다. 플레이오프 MVP는 폴 피어스(보스턴)에게 돌아갔다.
'미스터 81' 코비 브라이언트가 마침내 트리플 MVP의 위업을 이뤘다. 브라이언트는 15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 올랜도 암웨이 아레나에서 열린 2008~09 NBA 파이널(7전4선승제) 5차전 올랜도 매직과의 원정경기에서 30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 맹활약을 펼치며 99-86 승리에 앞장섰다.
4승1패로 시리즈를 마무리한 레이커스는 2001~02시즌 이후 7년 만이자 통산 15번째 정상에 올라섰다. 15번 우승은 17번 우승의 보스턴에 이어 NBA 30개 구단 중 2위 기록.
90년대 마이클 조던, 스코티 피펜, 데니스 로드먼 등을 이끌고 시카고 불스 전성시대를 열었던 '명장' 필 잭슨 감독은 NBA 사상 최초로 파이널 10회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잭슨 감독은 또 포스트시즌 최다승(209경기), 최고승률(69.7%), 파이널 최다진출(12회) 등의 기록도 함께 세웠다.
전반을 56-46으로 앞선 레이커스는 3쿼터 초반 올랜도의 반격에 말려 58-53까지 쫓겼다. 레이커스는 그러나 라마 오돔(17점 10리바운드)의 골밑슛 등으로 16점을 연속해서 퍼부으며 이내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경기 후 MVP로 선정된 브라이언트는 두 딸을 양 팔에 안은 채 감격을 이기지 못했다. 브라이언트는 "챔피언에 오르기까지 매우 힘든 과정이었는데 결국엔 다시 이 자리에 섰다. 꿈만 같다"며 기뻐했다.
브라이언트의 옛 동료 샤킬 오닐은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코비 넌 충분히 챔피언과 MVP를 차지할 자격이 있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기 바란다"며 진심어린 축하를 보냈다.
한편 올랜도는 94~95시즌 이후 두 번째로 파이널에 올랐지만 또다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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