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연합뉴스 기사에 대해 봉하마을이 발끈하고 나섰다.
천호선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15일 '사람사는 세상 봉하마을' 홈페이지에 띄운 '연합뉴스 편집국장과 법조팀에 묻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례적으로 특정언론사를 거론하고 " '박연차, 노 전 대통령 제일 먼저 거명' 제하의 기사는 출처와 목적이 모두 불순하다"며 "검찰의 궁색하고도 염치없는 논리를 어떻게든 도와주려는 전형적인 '관제기사'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는 이날 오전 해당 기사에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자신의 로비의혹 수사와 관련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름을 가장 먼저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같은 사실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정권 차원의 기획수사에서 비롯된 '표적수사'라는 정치권 일각의 주장과 달리 박 전 회장의 '입'에서 시작됐음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다"고 보도했다.
박 전 회장이 지난해 12월 구속된 후 검찰의 본격적인 신문이 이뤄지기도 전에 스스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진술했다는 것이다.
이는 이미 일부 알려져 있던 것이지만, 봉하마을측은 기사의 의도를 문제 삼았다. 천 전 수석은 "이번 사건의 첫 시작이 국세청의 전례 없는 조사와 국세청장의 대통령에 대한 직접 보고였다는 사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이 있느냐, 이 내용을 박 회장에게 확인은 해 봤느냐"며 "이 기사는 기자의 판단인가, 간부의 지시인가"라고 물었다.
검찰도 기사를 흘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대해 당혹해 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조용히 잠잠하게 있는 게 상책인데,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내용"이라고 한숨지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