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실시될 일본 중의원 총선의 전초전이라고 할 지방 선거에서 야당인 민주당이 승리했다. 게다가 집권 자민당 아소(麻生) 정부는 지지율까지 10%대로 떨어져 오자와(小澤) 민주당 전 대표의 정치자금 논란 이후 주춤했던 정권 교체에 대한 기대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14일 실시된 지바(千葉)시장 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이 추천하고 사민당이 지지한 무소속의 구마가이 도시히토(熊谷俊人ㆍ31) 전 시의원이 당선했다. 구마가이 전 의원은 53%의 득표율로 자민ㆍ공명 연립여당 추천 후보를 누르고 일본 역대 최연소 시장에 올랐다.
이날 선거는 7월 5일 시즈오카(靜岡)현 지사, 같은 달 12일 도쿄(東京)도 의원 선거 등 중의원 총선의 전초전 모양새로 실시되는 3대 지방 선거의 첫 선거였다. 이로써 민주당은 5월 하토야마(鳩山) 새 대표 취임 이후 사이타마 시장 선거에 이어 2연승을 올렸다. 특히 사이타마, 지바는 총선의 승패를 좌우할 무당파층이 많은 수도권이어서 민주당의 정권 교체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고 있다.
민주당은 사민당, 국민신당 등과 연대를 강화하는 한편 최근 들어 매일 각종 위원회를 열어 총선 공약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관료가 주도하는 정부 운영을 정치 주도로 바꾸고 사회보장제도를 강화하는 등의 공약은 이달 안에 윤곽이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오자와 민주당 전 대표의 정치자금 문제로 반사이익을 누렸던 아소 정부는 지방선거에서 연패를 거듭하면서 위기감에 싸였다. 마이니치(每日)신문, 교도(共同)통신이 13, 1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소 내각 지지율은 각각 19%, 17.5%로 수개월만에 다시 10%대로 내려 앉았다. 마이니치 조사에서 총리 적임자로 하토야마 대표(32%)를 꼽는 응답자가 아소 총리(15%)보다 월등히 많았다. 자민, 민주당 가운데 총선에서 승리하길 바라는 정당은 민주당이 53%, 자민당은 27%였다.
도쿄 도의회 선거 지원을 위해 가두연설은 물론 이례적으로 자민당 후보 격려 방문까지 벌이고 있는 아소 총리는 "도쿄도 의회 선거에서 패하면 매우 심각한 사태가 될 것"이라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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