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변동성이 크다. 이럴 때일수록 투자방식은 유연해야 한다. 그에 맞춘 상품이 바로 ‘자산배분펀드’. 자산배분펀드는 시장상황에 따라 투자대상의 편입비율을 조절하는 자산배분전략을 주요 투자전략으로 하여 운용하는 펀드다. 즉 증시 상황에 따라 주식을 빼고 넣으면서 수익률을 높이는 상품.
지난해 폭락 장에서도 다른 펀드와 달리 자산배분펀드는 의연히 대처했다. 12일 제로인 집계결과에 따르면 국내 주식혼합형공격적 자산배분펀드의 1년 평균수익률은 -4.58%.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가 -16.45%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선방한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증시가 떨어질 때, 발 빠르게 주식비율을 낮추고 채권 등 안전자산 비율을 높인 덕분이다. 보통 주식편입비율이 60%이상 되는 국내주식형 펀드는 증시가 하락하더라도 주식을 뺄 수 없도록 설정됐다. 이에 비해 자산배분펀드는 증시상황에 따라 운용사가 탄력적으로 주식편입비율을 조절할 수 있다.
예컨대 지난달 26일 출시된 ‘KTB목표배당형’ 자산배분펀드는 설정 당시 주식편입비율이 70%로 공격적인 수익을 추구했지만 향후 증시에 대한 부정적인 판단에 따라 40%로 줄여 하락장에 대비했다. 신긍호 한국투자증권 자산컨설팅 부장은 “주가가 고점에서 하락할 경우 속수무책 빠지는 것만 보고있는 게 아니라 적절한 타이밍에 주식을 빼서 안전자산에 투자하기 때문에 하락장에서는 확실히 방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별 자산배분펀드 상품을 따져보면 수익률 차이가 극단적이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Merit-up(단위)주식B-1’ 자산배분펀드는 1년 수익률이 -54.81%(5일 기준)인 반면 ‘KTB엑설런트증권 투자회사[주식혼합]_A’는 11.47%로 우수하다. 같은 종류의 펀드라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셈.
신 부장은 “운용회사나 펀드매니저가 증시에 대해 잘못 판단할 경우 다른 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며 “의사결정 속도도 증시변동에 맞춰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운용사의 능력에 따라 펀드 수익률도 천차만별이다.
더불어 국내, 해외 투자처에 따라 펀드 성격도 달라진다. 김순영 대신증권 펀드연구원은 “보통 국내 상황에 민감하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자산배분펀드 중 수익률이 좋은 상품들은 대부분 국내형인 경우가 많고, 해외자산배분펀드의 경우는 투자자가 알기 어려운 해외투자상품에 전문가들이 직접 나서기 때문에 다양하게 투자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자산배분펀드는 잘 골라야 한다. 김 연구원은 “우선 국내와 해외를 구분하고 그 후에 해당 자산운용사가 어떤 상품에 어떻게 투자했는지 여부를 잘 살펴봐야 한다”며 “특히 자산운용사의 과거실적과 경험에 비춰서 안정적으로 운용했는지 여부를 잘 챙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미 기존에 다양한 펀드에 가입했던 투자자라면 자투리 펀드는 청산하고 수익이 좋은 것은 남겨둬야 한다. 신긍호 부장은 “자산배분펀드가 하락장에서는 강하지만 상승장에 약하다는 점을 감안해 해외펀드 중에서도 특히 중국이나 이머징국가 관련 펀드는 하나쯤 유지하되 기존에 손실이 큰 펀드는 자산배분펀드로 갈아탈 것”을 조언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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