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권의 무가지? 그러나 월간 'Brut'는 다름을 표방하고 나왔다. 제호는 단맛이 없는 포도주를 뜻하는 말이다. 과대포장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기존 무가지 혹은 스트리트 페이퍼의 키치적 경향과 차별을 두겠다는 그 의도는 일단 창간호에서 입증됐다.
인디밴드 10년의 평가를 주제로 한 창간호는 A1용지(594X841㎜)를 약간 웃도는 크기의 부록 '인디 히스토리 가이드' 한 장만으로도 의도가 선명히 드러난다. 1996년부터 지금까지 홍대 앞 클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모든 클럽과 멤버를 밝히고, 계보까지 정리했다. 기자, 작가, 평론가 등 관련 인력을 거의 망라해 만든 이 흔치않은 계보도는 완성하는 데 한 달 반 걸린 물건이다.
이 잡지는 KT&G가 문화사업으로 운영중인 상상마당의 '쉽고 재미있으며 새로운 문화 예술 현상'을 모아 하나의 읽을거리로 만들어 내겠다는 의지의 결과다. 소설가 김연수의 에세이, 뉴욕 파리 밀라노 등지의 통신원 등 외부 인력이 보낸 읽을거리들이 여타 무가지에서 볼 수 없는 격을 제공한다. 3,000부를 찍어낸 창간호는 홍대 앞을 중심으로 빠르게 배포되고 있다.
"유사한 대중 잡지 중 우리가 가장 다양해요." 영화ㆍ대중음악 평론가인 김봉석 편집장의 자부다. 그는 "음반 찾기가 예상 외로 어려워 사람들을 직접 취재해야 했다"며 "거품 아래 숨어 있는 사실들을 취재, 기성 문화와 기존 매체와의 차별성을 추구해 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2호는 기자들과 외부 자문위원의 상의를 거쳐 영화, 재즈, 사진 중 주제를 택일해 펴낼 생각이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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