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휴일을 맞아 노원 잉글리시 카페에서 상영하는 영화 '미운 오리새끼와 레소의 모험'을 아들 현진이(7)와 보러 온 엄마 김진숙(39ㆍ가명)씨.
빨리 지나는 자막을 제대로 읽기도 벅찬 나이인 아들이, 자신도 못 알아듣는 영어대사를 듣고 '깔깔'대는 모습이 마냥 신기했다.
그는 "아이 영어실력이 몇 달 만에 눈에 띄게 향상된 것 같다"며 "다음 회원 모집에는 아이와 함께 영어를 배우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노원ㆍ관악구 등 일선 자치구에서 직접 운영하는 '잉글리시 카페'가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극심한 경제불황에 값싼 수강료(월회비 1만~3만원)만 내면 원어민 교사들과 일상적인 대화는 물론 영화 등 각종 영상물을 통해 쉽고 편하게 영어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서울시내 자치구 중 가장 먼저 문을 연 노원구 잉글리시 카페는 노원정보도서관 지하 1층(200㎡ 규모)에 대형 스크린과 각종 영상물을 갖추고, 레벨 그룹별 회원제로 운영된다.
350여명의 회원들은 6개월마다 한 번씩 모집하며, 회원들로만 구성되는 회원제 토크 프로그램은 성인반 19개 그룹, 학생반 9개 그룹, 직장인반 10개 그룹으로 나뉜다.
회원들은 영어권 국가 원어민 10명으로 구성돼 카페에 교대로 상주하는 '어드바이서'에게 1~5급 중 자신의 레벨에 알맞은 회화실습을 받는다.
노원구 관계자는 "연간 회원제 토크프로그램 이용자수가 3,000명에 이른다"며 "6개월마다 선착순 접수방식으로 선발하는 회원이 되지 못한 대기자가 항상 300명을 넘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카페는 비회원들을 위해서도 영화대본을 통해 영어를 배우는 스크린 잉글리시(매주 월요일)', 원어민과 함께하는 프리토킹(매주 토요일), 영어권 영화를 상영하는 선데이 잉글리시 드라마(매주 일요일) 등의 프로그램을 별도 운영하고 있다.
관악구도 구청 지하1층에 지난해 11월 '잉글리시 카페' 문을 열고 운영 중이다.
레벨테스트 등을 거쳐 등록한 230여명의 회원은 수준별로 10명 미만의 소그룹을 이룬 뒤 일주일에 두 번, 두 시간씩 카페에서 모임을 갖는다.
또 영어로 쓴 일기나 작문을 원어민 강사에게 첨삭 받는 등 작문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한편 중구와 종로구, 마포구 등은 관내 대학들과 손잡고 방학 등 일정기간과 초등학생 등 일정대상에 대해 한시적인 영어캠프를 운영할 계획이다.
노원구 관계자는 "단순한 교육차원을 넘어 할로윈 파티와 송년맞이 팝송 콘테스트 같이 주민과 함께하는 공간의 역할도 하고 있다"며 "주민들을 위해 흥미롭고 친근한 프로그램을 더욱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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